처럼은? 그건 니 생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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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럼은? 그건 니 생각이고!

by 성봉수 2023.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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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다섯 시 반.
 눈곱 매달고 쓰레빠 끌고 시내 한 바퀴 돌고 편의점에 들러 담배 사서 역 광장 흡연 부스 밖 돌의자에 앉아 담배 먹고 돌아오며,
 '나 어릴 때, 손 없는 누군가에게 갓난애 뺏긴 노숙녀가 여기서 이렇게 헤매고 다녔는데... 누구를 만나기로 했거나 무엇을 잃어버린 것처럼 이른 시간 뜬금없이 집을 나서 서성이는 꼴이 꼭 넋 빠진 놈처럼...'

 오늘 여섯 시 반.
 몇 해 전, 옥상 방수공사 할 때 접착제와 도료가 튀어 마치 때 절은 것처럼 보이는 칠 부 냉장고 바지와 건빵 주머니 하나가 뜯어져 삼복 때 강아지 혀처럼 헤벌쭉 늘어진, 맨몸에 걸친 아버님 입으셨던 망사 조끼.
 영락없는 노숙인처럼 또 그렇게 앉아 담배 먹고, 떨어진 식모커피와 핸드폰을 양손에 나눠 들고 집으로 돌아오며,

 '처럼은... 그건 니 생각이고...'

 

 
 20230704화

 이건아니라고봐mixThe_Wood_hats-Red_River_Rockx3_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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