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난을 내 놓다1 누가 시켜서 하랴만... 뿌리 끝으로 점점 말라 가는 난. 겨우내 물 한 모금 얻어먹지 못하고도 저 혼자 꽃을 피우고 지더니 잎새 끝에서 붙기 시작한 불이 간신히 잡고 버티어 선 생명의 심지를 잘라내고 있다. 부모님 돌아가시고 어차피 분갈이 한번 해주지 않았으니, 어차피 제 살 파먹으며 간신히 버티고 선 형편이었다 해도. 그래서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 이유이지만, 봄가을로 '들여놓았다 내놓았다' 하는 일들이 부질없다 싶어 계절이 두 번 바뀌도록 모른척하고 지냈는데... 못할 노릇이다. 결국 밖으로 내놓았다. 바람을 타고 햇볕을 안고 시원한 공기도 마시면서, 또 한 시절 살아내게 되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단 한순간도 멈춤 없이 쏟아질까?' 아무리 장마라하지만, 지난밤엔 쉼 없이 쏟아지는 비에 사로잡혀 밤을 났다. 누가 시켜.. 2020. 7. 14.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