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일기1 올 기억, 온 기억, 부른 기억. 그해 봄비 내리던 날. 아버지는 우비를 입고 보도블록을 걷어 낸 마당에 잔디를 심으셨다. "왜 하필이면 비 내리는 날..." 하필이면 비가 내리는 날 날구지를 하시는지 알 수 없기는 퇴근하시는 어머님도 마찬가지였다. 날이 거의 어두워져서야 일을 마친 아버지는 입고 있던 흙물 든 우비를 벗어 빨아 널었는데, 말렸다가 비 오는 날 도로 입으면 다 지워질 듯싶은데 왜 그러지는 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봄비 내리는 마당에 아버지께서 잔디를 심으시던 그해. 아버지는 시흔 아홉이셨고, 방 안에서 종일 게임을 하던 나는 전역 대기 휴가 중이었던 스물셋의 청년이었다. 아내가 어제 건네 놓고 간 까까를 먹는데, 언제인가 맡아본 냄새다. 언제 어디로 왜 가던 길이었는지 지금은 기억 없는 그때, 잠시 차가 멈춘 곳에서 .. 2022. 3. 18.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