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작은 할머니1 김장 무렵 급작스럽게 추워진 날씨. 부는 바람이 매섭다. 꼭, 김장 무렵 같다. 김장하는 날이 하필 추웠던 건지, 추운 날을 골라 김치를 담갔던지 그 무렵의 날씨가 꼭 이랬다. 머플러를 둘러쓴 어머니. 연신 흐르던 당신의 콧물. 기억은 확실치 않지만, 그 무렵의 기억 안에 고무장갑 같은 것은 없다. 온 나라가 그런 형편의 세상이었기는 해도 변변한 먹거리가 없었던 시절. 대가족 살림의 겨울나기에서 김장은 필요조건이었겠으나, 두 접, 세 접씩 김치를 담가야 했던 어머니. 그 고단하던 수고가 떠올랐다. 새끼들 걷어 먹이고 앞길 닦아주느라 일생을 희생하신 어머님. 이제 와 생각하니, 맘 편히 손 놓고 지낸 것이 80 평생 중에 몇 해나 되었는지 싶다. 기껏 그 무렵이 되었을 때는 아버님이 떠나셨고 운명하시기 전까지는 병마.. 2021. 10. 18.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