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갈변한 감잎1 백로 무렵에... 백로. 낮으론 계속되는 폭염이라지만 그늘 안에 들면 건들바람이 불며 그럭저럭 차분해지는 날씨. 여지없는 백로다. 잡부 마치고 들어선 오래된 집 마당. 마당을 둘러싼 이웃 건물들 탓에 떨어지는 해 몇 조각이 뒤늦게 산란하고 있다. 바지랑대를 휘감고 오른 같은 넝쿨에 매달리지 못하고 땅 꽃의 된 나팔꽃 한 송이, 저 혼자 서쪽의 지축을 열고 뒤바뀐 아침을 맞고 있다. 백로다. 발치 끝에서 머뭇거리는 백로 무렵의 어설픈 가을 답신 없는 연서에도 쓸쓸하지 않을 만큼 아직은 견딜만한... - 시집 『바람 그리기』중「백로 무렵에」에서 - 백로다. 마당 한 편의 감나무, 갈변한 잎이 보이기 시작한다. 옥상 배추 모종에 물 주고 내려와 커피 한 잔 타고 숨 돌리는 동안, SNS 대문을 시 「백로 무렵에」로 바꿔 걸었다.. 2023. 9. 10.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