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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곡산장2

귀곡산장의 아침. '아구구구...' 뻑적지근한 몸을 움찔거리며 눈을 뜹니다. 창밖이 훤합니다. '밤여 낮여?' 서재 컴에서 흘러나오는 방미의 "목숨"을 들으며 30분을 뭉그적거리다가, 폰에서 울리는 기상 알람을 듣고야 아침임을 알았습니다. 모기향 전원 코드를 모두 뽑고 현관을 나섭니다. 삼월이가 또 똥을 싸놓고 내뺐습니다. 부삽으로 똥을 챙겨 삼월이 집 앞에 옮겨 놓았습니다. 대부분은 쓰레기 봉지로 치우지만 가끔 부아가 나면 하는 짓입니다. 삼월이년은 이제 제가 사람으로 여기는 것이 분명하니 우리는 비어 있고 지난밤도 바깥채 아불 안에서 잔 모양입니다. 대문 입구 골목, 벽을 타고 오른 나팔꽃. 잎이 갈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계속되는 폭염에도 계절은 이렇게 변하고 있습니다. 목장갑 한쪽을 끼고 모종삽을 챙겨 옥상에 오릅니다.. 2023. 9. 7.
모기를 잡자 어젠 술밥을 먹고 비를 맞으며 돌아와 빤스 바람에 초저녁부터 고꾸라졌다. 모처럼 실컷 잠잤지만, 입 돌아가지 않은 게 다행이여. 내겐 참 인색한 잠. 주인 잘못 만난 육신이 늘 고생인데, 그 인색했던 잠을 포식했으니 5시쯤 눈을 떠 꼼지락거리다가 할 것도 없고 심심해서 6시 반쯤 밥 한술을 말아 앉았다. 부쩍 더워진 날씨. 그래서 별안간 많아진 모기. 그래서 가 되는 건 아닌지, 염려하는 내용의 뉴스가 흐른다. 귀는 뉴스로, 입은 밥으로, 눈은 상 앞으로 향하다 번뜩! 하... 귀곡성이 따로 없고, 긴급출동 24시의 주인공이 따로 없다. 이게, 사람 사는기가? 혹시 모르니, 코로나 치료제나 나오걸랑 치워야것다. 바퀴벌레 잡는 모기는 없나? 머리 좋은 KIST 연구원님들, 바퀴벌레 잡는 거미줄 치는 거미 .. 2020.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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