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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3

귀곡산장의 아침. '아구구구...' 뻑적지근한 몸을 움찔거리며 눈을 뜹니다. 창밖이 훤합니다. '밤여 낮여?' 서재 컴에서 흘러나오는 방미의 "목숨"을 들으며 30분을 뭉그적거리다가, 폰에서 울리는 기상 알람을 듣고야 아침임을 알았습니다. 모기향 전원 코드를 모두 뽑고 현관을 나섭니다. 삼월이가 또 똥을 싸놓고 내뺐습니다. 부삽으로 똥을 챙겨 삼월이 집 앞에 옮겨 놓았습니다. 대부분은 쓰레기 봉지로 치우지만 가끔 부아가 나면 하는 짓입니다. 삼월이년은 이제 제가 사람으로 여기는 것이 분명하니 우리는 비어 있고 지난밤도 바깥채 아불 안에서 잔 모양입니다. 대문 입구 골목, 벽을 타고 오른 나팔꽃. 잎이 갈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계속되는 폭염에도 계절은 이렇게 변하고 있습니다. 목장갑 한쪽을 끼고 모종삽을 챙겨 옥상에 오릅니다.. 2023. 9. 7.
서러운 신록. 콩물 남은 것. 쉬어버리기 전에 먹어 치우려고 귀찮음을 감수하고 불 앞에 섰다. 충전기를 꽂아 놓은 폰에서 랜덤으로 흘러나오는 통곡. . . . 202306201322화 김인배 트럼팻, 방 미 - 내 사랑, 목숨, 운명 mix 국수물이 끓어 넘치거나 말거나, 오래된 집 화단의 신록을 바라보며 한참을 서 있었다. "서럽다" 내가 잡은 신록의 지금이, "왜 이다지도 잔인하게 서러운가..." ★~詩와 音樂~★ [시집 『검은 해』] 이별을 고다 / 성봉수 이별을 고다 / 성봉수 토종닭 한 마리를 압력솥에 구겨 넣고 불 꺼진 부엌 냉장고에 기대앉아 비탈리의 샤콘느를 듣는 우(憂)요일 활은 칼이 되어 내 심장을 자근자근 찢어대는데 부실한 내 사랑 sbs150127.tistory.com 2023. 6. 20.
방 안으로의 탈출. 오래된 집 마당에 비껴내리는 아침 햇살을 안고 이며 뒷짐 쥐고 어슬렁거리다 보니, 봉숭아 아까징끼 이 아침, 오래된 집 벽에 작년에 채종해 심은 왕나팔꽃이 본격적으로 벌기 시작했다. 맞은편 담벼락, 늘 그 자리에서 피던 같은 모양의 어머니 왕 나팔꽃. 어머니 떠나신 후 슬금슬금 줄어들 blog.daum.net 별수 없이 마당이라는 울의 끝에서 끝으로 오고 가고 있는 것이다. 그제야 상동증(相同症)에 걸린 코끼리 한 마리가 내 안에 들어와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틱장애에 걸려 쉼 없이 뱅뱅 돌던 남도 그 동물원의 늙은 코끼리가 말이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면서 짐짓 화들짝 놀란 듯 뒷짐을 서둘러 풀고, 마당의 울에서 방 안으로 탈출하며 오늘의 울로 들어선 것이다. 2021.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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