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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집 마당에 비껴내리는 아침 햇살을 안고 이며 뒷짐 쥐고 어슬렁거리다 보니,
별수 없이 마당이라는 울의 끝에서 끝으로 오고 가고 있는 것이다.
그제야 상동증(相同症)에 걸린 코끼리 한 마리가 내 안에 들어와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틱장애에 걸려 쉼 없이 뱅뱅 돌던 남도 그 동물원의 늙은 코끼리가 말이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면서 짐짓 화들짝 놀란 듯 뒷짐을 서둘러 풀고,
마당의 울에서 방 안으로 탈출하며 오늘의 울로 들어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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