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발' 태그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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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발2

재미들리다. 아홉 시에 혼자 울었을 부재중 전화와 그보다 앞서 여덟 시 오십 팔분에 도착한 sns. 그러니 똑 떨어진 시간이 최하 여덟 시 오십칠분이었다는 얘기인데... 묵힌 설거지 막 끝낼 무렵 전화 받았을 때, 때맞춰 쏟아지는 비. 덕분에 좀비 영화 속 군중 안에 숨어든 보균자처럼 유령 같은 자폐의 초췌한 나를 우산 안에 감추고 길을 걸어 작년 연말 이후 새해 들어 마주한 첫 술상. 아직 탄성계수를 회복하지 못한 쪼그라진 창자. 안주도 남기고, 칼국수 저녁상도 비우지 못하고, 차도 마시지 않고 우산 질질 끌며 귀가. 옷 갈아입고 이 벅벅 닦으며 서재 기웃거리다 오늘을 접으며 내려앉은 안방 난방텐트 안. 번쩍 눈 뜨니, 새로 네 시 반도 아니고 새로 두 시 반도 아니고 열두 시 반이다. "낮여? 밤여?" 낮이건 밤.. 2024. 1. 4.
풍경. 잡부 마치고 들어서는 오래된 집 마당. 화원 앞에 놓인 정성으로 가꾼 상품에 비하면 보잘것없다 하겠으나, 그냥 심어준 그 자리에서 해마다 그냥 피고 지는 소국. 낮 동안 꽃봉오리가 앞다퉈 벌었다. 잠시 어정쩡하고 허리 굽혀 코를 박고... 고추장 독을 찾는 어머님과 실강이하던 버려진 장독대 위 고무나무. 한 가지에 나 같은 계절을 살았어도, 가을을 맞는 깊이가 이리 다를까? 이들도 그럴진대... 슬슬 화분 들여놓을 때가 가까워지고 있는. 고무나무 위, 푸른 잎이 귀해진 자칭 고욤나무. 벌거지에게 잘 익은 저 잎은 더 맛있을까?라는 생각. 토란 줄기 하나가 또 거꾸러져 있고. 대문 닫히는 요란한 소리에도 꼼짝 않고 누가 드는지 나는지 관심 없는 삼월이가 노숙자 냄새나는 우리에 콕 처박혀 계시고. 쇳대를 열.. 2023.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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