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청양고추2 열무김치. 장마가 올라오고 있다는 소식. 옥상 올라가 비설거지하고 내려와 털갈이로 집안 천지에 날리는 삼월이 털 쓸면서 문득, "누님 허망하게 떠나신 지 올해 만 10년이네... 내가 얼추 그때의 나이에 닿았고..." (그제 어금니 하나를 사망 통보받고 발치 날을 잡아 놓았겠다.) 바람 앞에 촛불 같은 사람 목숨, 오고 가는 게 참 별거 아닌데... 6월이 다 가도록 열무김치 한 번 맛보지 못한 독거노인이 측은하다는... 시간은 밥때가 훨씬 지났어도, 생각난 김에 비 오시기 전에 장에 다녀와야겠다. 집을 나서니 멀리 사거리 노변에 천막이 보이는 것이 마침 장날이다. "열무를 귀경을 못 혀유!" 지난 어느 장엔가 한 단 3,000원 하는 것을 보았는데, 파장의 삐들 거리는 열무를 5,000원에 비닐봉지에 담아 넣으며.. 2023. 6. 25. 옛 인연을 쫓아 사라지는 것들. 화단을 온통 점령해버린 폭군 앵두. 혼자만 성한 가지와 나뭇잎으로 세를 불린 부작용이 너무 크다. "나무는 큰 나무 덕을 못 봐도 사람은 큰 사람 덕을 보는 법"이라던 어머님 말씀, 옛말 그른 것 없음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그나마 손 보지 않아도 때를 알리던 맨드라미, 봉선화, 채송화 이것저것 화초들이 차츰차츰 자취를 감춰버렸다. 그렇지 않아도 뒤돌아서면 어느 틈에 음식물 쓰레기를 팍팍팍 묻어 놓는 옆방 아줌마 덕분에 두엄 통이 되어버린 것과 다름이 없는 데다가(오죽하면 모종삽을 감춰 놓기까지 했어도, 만세 부른지 오래다), 작년 가을 난 분갈이를 하며 포기 나눈 여분의 것들을 마땅하게 처치할 방법이 없어 화단에 쌓아 두기까지 했으니 당연, 잡초조차 버텨낼 재간이 없다. 마치 깊은 산속 볕이 잘 드는 .. 2021. 6. 17.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