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팔자소관1 참새 짹,짹, 반나절 잡부 품 팔고 돌아와 처삼촌 묘 벌초하듯 씻고 건너와 자싯물통에 담가놓고 간 설거지부터 하고 습관처럼 서재에 앉는다. 아무래도 서재에 빛이 너무 조금 드는 듯싶어 차양에 끼워 놓았던 스티로폼 한 조각을 어제 빼버렸는데, 빗방울 떨어지는 모습이 더 생생해서 좋긴 한데 이웃집 벽에 매달린 에어컨 실외기와 창이 한눈에 들어와 영 거슬린다. 어차피 하늘도 보이지 않는데, 비 그치면 도로 끼워 놓을까 어쩔까... 중얼거리며 생각하니, 밤낮을 뒤바꿔 사는 인간이 볕 타령하는 꼴이 우습다. 비를 맞으며 품팔다가 문득(정확하게는 오랜 생각이지만) "비 피할 곳이 없는 야속한 세상"이라는 자조. 요즘의 건축물은 하나같이 두부모 잘라내듯 반듯하니, 소나기라도 만나면 비 피할 곳이 없어 난감하다. 남의 집 처마 아래.. 2021. 5. 10.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