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김돈규-나만의 슬픔1 평행이론 비 오는 밤. 취객의 발길도 끊긴 이 길의 북쪽 끝에 서서 담배를 먹으며, 소식 끊긴 옛 친구의 얼굴을 떠올린다. 북쪽 끝 여기서 가까운 어디, 지금은 이름도 휘발한 그 분식점에 내가 주선한 소개팅에 나서면서, 셔츠 윗주머니에 거북선 담배를 호기롭게 꼽고 나갔던 친구. 그래서 "불량 학생"으로 보기 좋게 걷어차인 친구. 자리잡은 모든 곳과 상황마다 늘 유리(遊離)되어 떠돌던 부잣집 장남 친구. 알 수 없는 번호들로 어쩌다 안부를 물어오던. 생사불명이던 어느날, 오래전 가정에서도 유리되고 생보자 신분으로 알콜중독 치료소를 들락거린다는 풍문을 마지막으로 들은 친구. 자수성가한 부모님, 완고한 기대의 목줄을 버텨내지 못하고 떠돌이 개로 자유를 선택한 친구. 비루먹은 잡종 개 꼴로 어느 시장바닥 쓰레기통을 기웃.. 2023. 12. 16.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