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태그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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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언서판으로... 술밥을 파하고 친구가 사준 불란서 아침을 옆구리에 끼고 터벅터벅 돌아옵니다. 지하도 입구에서 잠시 생각합니다. "굴속으로 들어가는데, 굴속인데, 왜 굴 밖보다 밝을까?" 그리고 생각합니다, "기준과 시야와 왜곡" 내 관념의 깊이가 선입관의 담장이 되고, 그 담장의 높이나 차지하는 넓이가 기준이 되고, 그 안에서만 나는 바라보고 판단하게 될 터이고, 울 밖의 무수한 싹과 가시를 익숙하지 않은 이유로 불편해하겠고, 그만큼의 크기로 나는 속거나 동조하며 외면하겠고... 씻지 않아도 될 만큼 땀 흘리지 않은 짧은 외출. 나는 「별을 먹다」를 남의 얘기로 한참을 듣고 앉았다가, ☆~ 별을 먹다 / 성봉수 ~☆ 별을 먹다 / 성봉수 -오줌바위 ⃰ 추상(抽象) 나는 알게 되었으니 홀로 앉아 헤아린다 이 별은 북두성 .. 2023. 9. 13.
방 안으로의 탈출. 오래된 집 마당에 비껴내리는 아침 햇살을 안고 이며 뒷짐 쥐고 어슬렁거리다 보니, 봉숭아 아까징끼 이 아침, 오래된 집 벽에 작년에 채종해 심은 왕나팔꽃이 본격적으로 벌기 시작했다. 맞은편 담벼락, 늘 그 자리에서 피던 같은 모양의 어머니 왕 나팔꽃. 어머니 떠나신 후 슬금슬금 줄어들 blog.daum.net 별수 없이 마당이라는 울의 끝에서 끝으로 오고 가고 있는 것이다. 그제야 상동증(相同症)에 걸린 코끼리 한 마리가 내 안에 들어와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틱장애에 걸려 쉼 없이 뱅뱅 돌던 남도 그 동물원의 늙은 코끼리가 말이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면서 짐짓 화들짝 놀란 듯 뒷짐을 서둘러 풀고, 마당의 울에서 방 안으로 탈출하며 오늘의 울로 들어선 것이다. 2021.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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