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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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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봉수 2023.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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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밥을 파하고 친구가 사준 불란서 아침을 옆구리에 끼고 터벅터벅 돌아옵니다.


 지하도 입구에서 잠시 생각합니다.

 "굴속으로 들어가는데,
  굴속인데,
  왜 굴 밖보다 밝을까?"


 그리고 생각합니다, "기준과 시야와 왜곡"
 내 관념의 깊이가 선입관의 담장이 되고,
 그 담장의 높이나 차지하는 넓이가 기준이 되고,
 그 안에서만 나는 바라보고 판단하게 될 터이고,
 울 밖의 무수한 싹과 가시를 익숙하지 않은 이유로 불편해하겠고,
 그만큼의 크기로 나는 속거나 동조하며 외면하겠고...


 씻지 않아도 될 만큼 땀 흘리지 않은 짧은 외출.
 나는 「별을 먹다」를 남의 얘기로 한참을 듣고 앉았다가,

 

☆~ 별을 먹다 / 성봉수 ~☆

별을 먹다 / 성봉수 -오줌바위 ⃰ 추상(抽象) 나는 알게 되었으니 홀로 앉아 헤아린다 이 별은 북두성 이 별은 닻별 이 별은 봄 이 별은 겨울 이 별은 그랬고 이 별은 그렇고 이 별은... 이 별은...

sbs090607.tistory.com


 벌떡 일어나 좍좍 물 뿌리고 샘에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젖은 머리칼을 털어내며 생각합니다.

 '소인배로 살지 말아야지'
 '지금'이라는 구실로 한 줌도 안 되는 명예를 틀어쥐려는 욕심을 '최선'이라고 합리화시키며 발발거리지 말아야지. 잠시잠깐을 쫓아 누구처럼 추저분해지지 말아야지.

 적어도,
 나는 달라야지. 

 

 
 202309121134화
 한인희-잊고 산 것 이 노래, 징그럽게도 좋더니...
 술밥에서 돌아와 현관문을 열고 마주한 풍경.

 이것저것 꼼지락거리며 허투루 보내지 않은 하루,
 흔적으로 남은 것을 보니 하루가 참 별것 아니었네. ㅎ

-by, 詩人 성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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