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音樂] 안동역에서 / 성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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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音樂/▒ 검은 해

[詩와 音樂] 안동역에서 / 성봉수

by 성봉수 2020.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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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역에서 / 성봉수




 첫눈이 내리는 날 만나자는
 내 얘긴 줄 알았던 너무 흔한 말
 생각하니
 한적도 받은 적도 없던 약속


 첫눈이 내리면 만나자던
 어긋난 설렘의 그리움들
 애달픈 사람마다 눈발을 쌓고
 녹고 녹인 그 날이 몇십 년일까
 내 것 아닌 이별에 가슴 부비던
 속여 보낸 청춘이 불쌍하지


 삼곡. 도담. 단양, 단성. 죽령. 희방사. 풍기, 영주, 문수. 안동,
 내 안의 것으로 보듬었던 어제의 착시
 차곡차곡 열 손가락 꼽아가는 밤


 나는 오늘
 궁핍하게 떠나온
 세상의 모든 청춘을 불러
 안동역으로 간다




 201701132146금제천발안동행기차안에서쓰고
 201701192708목깁고옮김

 

■ 시집 『 검은 해 』에서 ■

진 성 「안동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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