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 놓은 카테고리로 들어가지 못하고 스팸으로도 분류되지 않고 쌓여 있는 잡다한 메일들. 그래서 맘먹고 열어보지 않으면 발신지만 훑어보다가 그냥 지나치게 되는 잡다한 메일들. 오늘 그 메일 중 며칠 전 도착한 하나를 무심코 열어 확인했다.
지금 기억으로는 얼추 십 오육 년 전에 청탁이 왔던 곳.
보낸 시가 편집 오류로 두 행이 한 행으로 붙어 출간되었던 종합문학지.
그래서 발행인에게 전화해 개지랄을 퍼부었던 곳.
창간하고 몇 해 되지 않은 무렵이었으니 "계간도 아니고 월간이 몇 해나 가랴..."는 의구심으로 관심에서 멀리 두었던 곳. 그러는 동안 발행인의 연락처가 바뀐 것도 모르고 지냈던 곳.
그런 곳에서 청탁서가 도착해 있다.
지금까지 폐간되지 않고 발행되고 있다니 괜히 머쓱하고 미안하다.
프로필에 이렇다 할 문학상 하나씩은 수상한 이력이 쓰여 있는 작가들 틈에, 맨땅에 헤딩하던 새파란(지금 생각하니) 삼류 놈이 청탁받아 끼어 앉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했을 일을 그 개지랄을 떨었으니 원...
마감일을 적은 포스트잇을 붙이다 보니 다른 곳을 깜빡 잊고 지냈다. 갈수록 빠가야로가 되니 큰일이다. 곰국 우려먹기 안 하려면 몇 편이라도 기워야 할 텐데...
그나저나 이게 뭐랴???
"개봉수 된 언제 보내 놓고 기억을 못 하는지???"
메일을 아무리 살펴봐도 이전 청탁 온 적이 없고 보낸 적도 없다.
차암...
희한한 일이다.
날은 벌써 밝았고,
비는 여전히 많이 오시고...
202307233027일
The_Ventures-My_Blue_Heaven
목/오야허리고장. 금/자동차정기검사. 토/둘째누님생신. 봉숭이꽃물. 일/K,오발신편지미개봉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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