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오래된 집3 방 안으로의 탈출. 오래된 집 마당에 비껴내리는 아침 햇살을 안고 이며 뒷짐 쥐고 어슬렁거리다 보니, 봉숭아 아까징끼 이 아침, 오래된 집 벽에 작년에 채종해 심은 왕나팔꽃이 본격적으로 벌기 시작했다. 맞은편 담벼락, 늘 그 자리에서 피던 같은 모양의 어머니 왕 나팔꽃. 어머니 떠나신 후 슬금슬금 줄어들 blog.daum.net 별수 없이 마당이라는 울의 끝에서 끝으로 오고 가고 있는 것이다. 그제야 상동증(相同症)에 걸린 코끼리 한 마리가 내 안에 들어와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틱장애에 걸려 쉼 없이 뱅뱅 돌던 남도 그 동물원의 늙은 코끼리가 말이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면서 짐짓 화들짝 놀란 듯 뒷짐을 서둘러 풀고, 마당의 울에서 방 안으로 탈출하며 오늘의 울로 들어선 것이다. 2021. 7. 16. 나팔꽃으로. 늦은 장마가 집중호우의 양상으로 전국을 휩쓸 거란 예보. 옥상으로 지붕으로... 비설거지를 해놓고. 출정의 나팔을 기다리는 전사같이, 침묵의 활시위가 팽팽하게 당겨져 있는 아침. 시간의 이끼같이 때 절은 회색 담장을 타고, 아기 나팔이 줄지어 잎을 벌은 오래된 집 마당. 이 아침의 다를 것 없는 평상의 고요가, 비가 쏟아질 거라는 예보로 새삼 감사함이 된다. 비의 예보같이, 내 시간의 굴레가 닿을 목적지를 알 수 있다면, 오늘이 어제보다 얼만큼이나 더 감사하고 고마움일까? 아니. 이미 알고 있지만 애써 가늠하지 않는 일이겠다. 나팔꽃을 바라보는 내가 아닌, 그냥 오늘에 핀 나팔꽃으로…. 이문세-가로수 그늘에 서면 2021. 7. 3. 변죽 어제 올해 들어 처음 '유홍초'한 송이가 폈다. 병원 외래진료 마치고 지친 허리를 끌며 집으로 돌아오다 "섭골 작은 할머니 댁 울에 해마다 장관이었던 추억"을 말씀하시는 어머님과 함께 철도 보선 뒷길에서 씨를 받아왔던 그 아기별꽃이 폈다. 어머님이 심고 기르신 "창포"가 올해도 죽지 않고 한 대궁 솟은 화분 위에, 작년 떨어진 씨앗이 새 우주를 열었다. 반갑고도 슬프다. 그러더니 오늘은 진보라의 나팔꽃이 폈다. 오늘의 한 컷 _나팔꽃(진보라) ⓒ 詩人 성봉수 [나팔꽃_20210613_110459_오래된집마당] ▶본 이미지는 광고를 열람하는 방문자님의 후원으로 저작권 없이 무료 배포합니다◀ 詩人 성봉수 아룀 sbs210115.tistory.com 작년보다는 이른 듯싶은데, 여름도 그만큼 빨리 닿았다는 말이.. 2021. 6. 14.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