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태그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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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란트4

깨진 바가지 아래턱에 나사 하나 박고 온 날, 지난번엔 어찌 네 개를 박았는지 모를 정도로 그렇게 비몽사몽 깨진 바가지같이 하루를 보냈다. 하필이면, 그렇게 반쯤 풀린 몽은 주사 기운과 그 크기만큼 점점 심해지는 통증 사이에서 비루먹은 가이처럼 늘어져 있는데 큰 애가 퇴근길에 이것저것 먹거리를 들고 모처럼 들렸다. 종일 마빡 벗겨지게 더웠으니 시원한 맥주 한 잔 보탰으면 좋았을 일인데 피자, 치킨, 도넛 하나씩만 가위로 잘라 대충 우물거려 넘기고 일어섰다. 아홉 시쯤, 밥 한술 간장에 비벼 먹고 이 닦고 새로 네 시가 가깝도록 서재에 앉아 절구질하다가 엉거주춤 기어나와 처음으로 선풍기를 틀어 놓고 잤다. 쥐가 들어오거나 고양이가 들어왔다 나가거나 말거나, 거실문을 닫을 생각도 못 하고 그대로 픽, 쓰러져 잤다. 물론.. 2023. 7. 29.
김장 무렵 급작스럽게 추워진 날씨. 부는 바람이 매섭다. 꼭, 김장 무렵 같다. 김장하는 날이 하필 추웠던 건지, 추운 날을 골라 김치를 담갔던지 그 무렵의 날씨가 꼭 이랬다. 머플러를 둘러쓴 어머니. 연신 흐르던 당신의 콧물. 기억은 확실치 않지만, 그 무렵의 기억 안에 고무장갑 같은 것은 없다. 온 나라가 그런 형편의 세상이었기는 해도 변변한 먹거리가 없었던 시절. 대가족 살림의 겨울나기에서 김장은 필요조건이었겠으나, 두 접, 세 접씩 김치를 담가야 했던 어머니. 그 고단하던 수고가 떠올랐다. 새끼들 걷어 먹이고 앞길 닦아주느라 일생을 희생하신 어머님. 이제 와 생각하니, 맘 편히 손 놓고 지낸 것이 80 평생 중에 몇 해나 되었는지 싶다. 기껏 그 무렵이 되었을 때는 아버님이 떠나셨고 운명하시기 전까지는 병마.. 2021. 10. 18.
자다가 뺨 맞았다. 꼭 1년이다. 임플란트를 이식한 것이. 이식한 두 개에 맞춰 음식을 씹으라는데 볼링 핀 스페어 처리하는 것도 아니고, 씹는 기능으로는 처음부터 포기하고 부분 틀니를 지탱하는 기둥 정도로 여기며 지내왔는데. 작년 7월에 이식하고 앞니 빠진 중강새로 6개월을 버티고(코로나 마스크 덕 봤다) 나머지를 본떠서 마무리했는데, 처음부터 혀만 대도 움직임이 느껴졌지만 그러려니 지냈다. 그 부분을 씹는 데 쓰지 않고 있으니 시간이 지나면서 자리 잡겠거니 여겼는데, 얼마 전부터는 부분 틀니를 끼고 뺄 때마다 임플란트가 훌러덩 빠지지 않을까 영 조심스럽다. 일 년도 되었고, 아무래도 상태가 어떤지 점검을 받아야 될 듯 싶어, 오늘 일정의 맨 앞에 놓고 치과를 찾았다. 느닷없이 마취 주사를 놓고 빼버린다. "으지지직...".. 2021. 6. 28.
우울한 날. 방법이 없다 하니 어쩔 수 있나... 잇몸이 녹아 빠져 버린 앞니에 보철을 해 넣으려면 방법이 없다니 어쩔 수 있나... 남아 있는 옆의 어금니 속에 치조골이 다 녹았으니 뽑아내고 골 이식을 하고 그 자리에 임플란트 두 개를 시술을 하고, 그렇게 4개월이 지나 잘 이식이 되었으면 그것에 걸어서 앞니를 해 넣어야 한다는 걸 어쩔 수 있나... 십 몇년전 난생처음 치통으로 찾아갔을 때, 똑 같은 소리를 하며 어금니 두 개를 뽑으라 하는 것을 하나만 우선 뽑자며 내버려 두고 여태 잘 써왔는데... 앞니 빠진 중강새로 살아갈 작정이 아닌 다음에야, 속에서야 상태가 어떤지 모르는 성한 이를 몽땅 뽑아야 하는데야! "으드득.. 지지직..." 후... 얼굴 반 쪽은 여태 남의 살이고 입 안에서는 피 비린내가 아직 멈.. 2020.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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