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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와 와인 / 성봉수
당신은 내게 와인을 마시자 했어요
샤르도네의 차가운 순결함이건
카베르네 쇼비뇽의 핏빛 열정이건
유혹은 연애와 같아요
그래요,
연애는 내 안에 포개지는 당신의 혀처럼
달콤하겠지요
하지만 혀끝의 감칠로는 적실 수 없는
음침한 골방의 마른 허파도 있어요
벌컥 이는 소주가 아니고서는.
그래요,
사랑은 소주처럼 써요
쓴맛의 통증은 기대만큼 날 깨워요
그래서 나는 소주를 마셔요
마셔도, 내 안의 꽈리를 부풀리기에는 언제고 모자라요
한 번쯤은 혀를 엉키고
당신의 달콤한 침을 맛보고도 싶어요
하지만 보아요
이 가난한 족속들이 타고난 부실한 천성은
그저 자학의 중독
이리 쓴 미각을 당신과 어찌 나눠요
모른척하세요
나는 늘 혼자서 소주에 취해요
*chardonnay, cabernet sauvignon/백·적포도주를 만드는 포도 대표 품종/
201404062955일
■ 시집『바람 그리기』에서■
-Eagles 'Desper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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