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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한잔하고 가지?"
잡부 일당을 마치고 돌아오다가 작업 완료 알려줄 겸 시공주가 운영하는 업장에 덩달아 들어섰다.
저녁을 권했지만, 점심으로 먹은 짬뽕이 어찌나 짜고 맛이 없던지 당기지 않는다.
일단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시킨 굴전(정확하게는 굴 튀김)과 매실 막걸리.
미식가이자 편식가인 오야.
일단 내가 시켰으니 마주는 앉았어도, 굴전을 딱 두 개만 어쩔 수 없이 먹고 박지와 밑반찬만으로 안주 삼는다.
"성시인, 많이 먹고 오늘 집에 가서 힘 좀 써" '오야님, 사리 서 대는 생긴 몸이올시다'
현장에서 챙겨 수선화가 담긴 비닐봉지를 덜렁거리며 밤길을 걸어오는데, 나도 모르게 입에서 터져 나온 김창완의 "독백" 아무리 빈 속이었지만, 막걸리 두 되에 술이 올랐나 보다.
1981년. 온통 논밭이었던 신부동 밤길을 걸으며 많이도 불렀다. 그때, 그곳은 고개만 젖히면 별을 볼 수 있는 곳이었는데….
씻으러 건너간 사랑채 화장실을 차지하고 있는 이가 있어 안채로 다시 건너와, 거실에 앉아 기다리다 개처럼 쓰러져 또 그냥 잠이 들어 버렸다.
20210311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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