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경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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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생경한 풍경.

by 성봉수 2024.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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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믿자.

형은 구레나룻에 파뿌리를 매달고 할아버지가 되어 있고, 이쁜 아줌마셨던 어머님 얼굴엔 굵은 주름이 가득하다. 그렇게, 소원했던 시간의 기별은 각인된 빡빡머리 기억의 첩경을 뛰어넘어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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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고 받고 바로 장례식장 다녀온 후,
 발인 날 아침, 시간에 맞춰 화장장에 들렀다가 영구차를 따라 도착한 奭 부친 안택지.
 용기에 담지 않고 한지에만 수습한 분골을, 대리석 칸막이 상자에 모셔 흙을 채우고 매장하는 다소 생경한 장례. 그렇게 미리 모셔져 있던 윗대 조상들.
 개신교 예법에 따라 진행된 장례식인데도, 찬송가 한 번 부르지 않는 생경한 장례 풍경.
 목사님과 교우들은 기도 마치고 식사하러 우르르 내려가더니 그대로 떠나버린.
 상주들도 조성 마친 봉분에 둘러서 목례하는 것으로 예를 마친...
 잔 한 잔 올리지 않고, 곡소리 한번 들을 수 없던 다소 싱겁고 생경했던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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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奭과 부인께 작별 인사 건네고 먼저 자리를 나선 후,
 유족을 태운 버스가 장례식장으로 떠나고,
 밥차도 천막 걷고 철수하고,
 마무리 작업하던 포크레인도 떠나고,
 그리고 한참을 지나 장례식장으로 떠났던 유족 일가가 상복 반납하고 다시 돌아와 자가용 가지고 떠나도록.
 방전된 배터리 충전 긴급서비스 불러 놓고 인적 없는 산 아래 뻘쭘하게 남겨졌던...

 그 생경한 풍경들.


 집으로 돌아와 담았던 사진 정리해 보내주다 의도 없이 신기하게 열린 기억의 방...

 

우리 아빠, 뒤통수 스파이크 "빡!"

쌓여가는 책들이 부담스럽다가도 읽을거리가 많다는 사실이 새삼 든든한 포만감을 부른다. 현찰이 두툼하게 든 지갑을 챙겨 반가운 사람과의 술자리로 향하는 걸음걸이 같다. 그래서 오늘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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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21목
Osibisa-Why

-by, ⓒ 성봉수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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