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댕이의 환골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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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댕댕이의 환골탈태

by 성봉수 2024.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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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길에 산 족발을 덜어 담은 접시를 들고 삼월이 언니께서 들리셨다.
 "삼월이가 퇴근하는데 아는 척을 안 하더라"는 아드님의 말씀을 전한다.
 아마도, 본인 퇴근길에도 그러했나 보다.
 꼬리를 물고,
 "삼월이가 쥐 잡았네유! 쬐끄마니 새끼 같아유!"라고 하신다.
 
 퇴근길에 쪼르르 바깥채 안으로 쫓아 들어오지 않은 본인의 신비로운 경험에 더해 아드님의 보고가 겹치니, 얼음땡 되어 있는 삼월이 동태를 살피러 갔던 모양으로 짐작된다.
 그곳에서 동생의 기특한 전과를 확인했던 모양이다.

 '오늘 하루 종일 거기서 꼼짝 않고 있었나이다'라고

 

월광 소나타 듣는 개고양이

'나와 지지배야! 이 볕 좋은 날 안에 쑤셔 박혀 뭐 하는 겨!' 식탁 아래 홀로 칩거하며 빈 바깥채를 지키고 있는 삼월이. 소피보러 건너간 김에 밖으로 내몰았다. 작정하고 주무셨는지, 떼꾼한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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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말을 마치자마자,
 "그..."라고 하려던 말을 황급히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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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봐도 비됴고, '툭' 하면 호박 떨어지는 얘기.
 "그런디 쥐를 왜 안 치우고 그냥 뒀어! 이 늙은아!"라는 말인데, 
 삼월이가 전과를 오래 기억하게 함이고, 본인의 전투가 치하받는 일임을 각인시켜 주기 위함이며 또한 내 루틴이다.
 "20㎝ 이하의 서생원은 내 손으로 치우지 않는 것"
 이런 내 루틴을 본인도 익히 알고 있으니 급히 말문을 닫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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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 밥을 참새가 새까맣게 내려앉아 쪼아 먹고 있어도 멀뚱멀뚱 바라만 보던.
 쥐새끼가 지 우리 앞을 활보해도 웅크려 턱 괴고 눈만 멀뚱거리며 반응 없던.
 어쩌면,
 신랑 돌쇠가 아니었더라면 짖는 법도 못 깨우쳤을 2% 부족한 개.
 그런 모질이가 이제는 본성에 눈 뜨고 밥값을 다하니 세월이 약이요 늦되는 것도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 얄미운 개 / 성봉수 ~☆

얄미운 개 / 성봉수 어느 해 봄 장날 개전에서 돌쇠 마누라로 간택 받은 개 그 따스한 햇살 같은 호시절만 있기를, 삼월이라고 이름 지은 마당 개 중개가 되고야 2% 부족한 걸 알게 된 띨띨한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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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씨네 역사상 처음으로 방안 출입을 하고, 개껌을 씹고, 때때옷도 얻어 입고, 건강 검진(다니러 온 둘째가 지난번에 유난 떤 모양인데, "살이 통통하게 쪘네요! 약간 비만기가 있는데 심장사상충도 없고 나이보다 아주 건강하다"라고 했다는...)도 받을 정도로 사랑받으니...
 삼월이가 보이는 환골탈태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말이 옳음을 증명하는 듯도 싶고.

 

 
 202403142846목
 Beethoven Virus(소나타 8번 비창 3악장)
 족발 한 접시.
 11시 지나 좋은 술로 반주 곁들여 저녁으로 잘 묵었다.
 #마당개 #시골개 #댕댕이 #반려견 #믹스견

 -by, 성봉수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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