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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부 다녀와 새로 지은 밥에 약간 맛이 간 추석 탕국 데워 맛있게 먹고.
반찬 정리하려고 냉장고 열다가 눈에 띈 포도 한 송이.
삼월이 언니께서 주고 가신 게 얼추 한 달은 되었나보다.
'먹어 치워야지...'
포장을 푸니 힘들 필요도 없이 알이 우수수 떨어진다.
'무르고 곯았어야 포도주밖엔 더 되었겠어?'
대충 씻어 밥 먹은 그릇에 담아 미주한 순간, 꼬리를 물고 나타나는 쥐새끼들.
"니가 아무거나 막 먹는다는 그 친구니? 그래, 남자는 그렇게 가리지 말고 다 먹어야지!"
-물 말은 도시락에 신김치 반찬 전부를 풍덩 쏟아 넣어 개밥 먹는 나를 본 친구 기영이. 그 친구 어머님을 뵈었을 때 하신 말씀.
"봉수! 사실은 받을까, 말까, 고민 많이 했었어!"
-어느 날 하숙집 아주머니께서, 소개받은 하숙생이 '외아들'이라는 말에 먹는 것 까탈스러울까 고민하셨다며 웃으며 건네던 말씀.
"냅뻐려 둬! 지가 배고프면 먹것지!"
-일식 미닫이문 건너 큰 방 밥상에 모여 앉은 식구들. 무슨 이유에선지 나 혼자 장지문에 귀를 대고 아버지의 호통 소리를 들으며 훌쩍거리던, 적어도 초등학교 입학 전의 그 기억.
"당신은 먹는 거 하나는 칭찬해줘야 돼"라던 삼월이 언니 말씀.
동요-쥐가 백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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