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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부 마치고 들어서는 오래된 집 마당.
화원 앞에 놓인 정성으로 가꾼 상품에 비하면 보잘것없다 하겠으나, 그냥 심어준 그 자리에서 해마다 그냥 피고 지는 소국. 낮 동안 꽃봉오리가 앞다퉈 벌었다. 잠시 어정쩡하고 허리 굽혀 코를 박고...
고추장 독을 찾는 어머님과 실강이하던 버려진 장독대 위 고무나무. 한 가지에 나 같은 계절을 살았어도, 가을을 맞는 깊이가 이리 다를까? 이들도 그럴진대...
슬슬 화분 들여놓을 때가 가까워지고 있는.
고무나무 위, 푸른 잎이 귀해진 자칭 고욤나무.
벌거지에게 잘 익은 저 잎은 더 맛있을까?라는 생각.
토란 줄기 하나가 또 거꾸러져 있고.
대문 닫히는 요란한 소리에도 꼼짝 않고 누가 드는지 나는지 관심 없는 삼월이가 노숙자 냄새나는 우리에 콕 처박혀 계시고.
쇳대를 열고, 아픈 허리를 씰룩거리며 어정쩡 무각굴 안으로 들어서고.
옥상 배추 살펴보고 씻고 건너와 어머님 젯상에 고였던 호두과자 두 알에 커피 마시며 도착한 우편물 살펴보며 앉았다가 술청 받고 슬그머니 나서 2차까지 마무리하고 휘파람 불며 휘적이며 돌아와 이 박박 닦고 고꾸라져 잠들고.
202310310620월
Enrico_Macias-L’amour_C’est_Pour_Rien mix 휘청봉수2023
잡부 나가려면 꼼지락거려야쥐...
-by, ⓒ 성봉수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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