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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을 빼줄 아량도 없고 빼 올 능력은 더 희박함을 쇠똥 벗어지면서 알았고, 성년 무렵에 심취했던 개똥철학의 곁다리로 가늠한 주역 나부랭이로 <장사꾼 성공 확률 0>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내 발바닥의 땀"이야 흘린 만큼은 쌤쌤으로 보상받겠거니...
호기 있게 디딘 10년, 그 미련한 노동의 배반.
잡부 나간 현장.
승강기를 기다리며 마주한 가릴 것 없이 충실했던 한때의 흔적.
지금 누가 저리해 놓는다면 고소·고발 지탄받을 일일 텐데,
그러거나 말거나 내 발 닿는 곳마다 붙여 놓던 스티커.
20년이 흘렀어도 남겨진 흔적을 마주하며 지금 와 생각하니,
당신 속으로 낳은 아들이 <장사꾼 성공 확률 0%> 임을 모를 리 없으셨을 텐데...
처자식 있는 놈이 다니던 직장 하루아침에 때려치우고 타향 객지 구정물 통에 설거지하며 쌓은 시간이니 '우공이산(愚公移山)' 언저리야 가겠거니 믿었거나, '허벅지 굵을 때 자빠져 보는 게 나은 일' 아니겠냐며 아버님을 설득하셨거나...
그렇게 초하루, 보름마다 고사떡 이고 나르시던.
어쨌건,
-10α가 되도록 나를 버렸으니 천금을 줘도 뒤돌아보지 않는 끔찍한 세월이다만,
이로 저로 딱 2% 부족했던 내가 끝내 2%를 채우지 못해 애를 쓰다 쓰다, 잃어버린 시간.
그렇게,
잡부 내내 내 머릿속에 읊조린 노래,
202309222359금
김태화-바보처럼살았군요
-by, 성봉수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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