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의 멈춤도 없이 종일 뿌리는 비.
그리고 비나리는 바다의 너울처럼 종잡을 수 없이 울고 있는 바람종.
시간을 가늠할 수 없도록 내내 칙칙한 창밖 명암처럼
마음 한쪽으로 뭐가 묵직하게 가라앉았는데,
그 뭐가 뭔지 헤아려지지 않는다.
벌초를 못 하고 있는 조바심 때문인 듯도 한데,
딱 그것 때문이라고 꼬집기엔 마음을 침잠시키는 추의 크기가 너무 크다.
너울처럼 울렁이는 바람종과 북향의 눈보라처럼 와라락 와라락 쏟아지는 비.
고립무원의 무인도 바위틈에 밀려들어 들도 나도 못 하는 부유물이 된 것처럼, 내 앞에 펼쳐지는 오늘의 현상과 올곧게 마주할 수 없는 불편한 이질감.
그 간격을 수습하려는 자구로 종일 불러세운 매파(媒婆).
j.j cale-cloudy day
늦은 저녁, 담배 사러 들린 동네 마트.
막걸리(어제는 쐬주를 먹었으니)와 인스턴트 순댓국을 함께 사 왔다.
![](https://blog.kakaocdn.net/dn/y6JXN/btsuTN46pmH/mklVXVtkvqNsy7gZqd6VL0/img.gif)
달걀찜까지 곁들여 차린 술밥상.
![](https://blog.kakaocdn.net/dn/blxhs2/btsuQiri178/0gyZ8vQxXYt78FyqOKBfmk/img.jpg)
화공약품 냄새 비스름한 불쾌한 막걸리 끝맛.
![](https://blog.kakaocdn.net/dn/KbrPP/btsu9SYdkXZ/86igj7I5Ks2O8X25JGZgaK/img.jpg)
맛도 맘 가는 데로 변하는가 보다.
올겨울엔 김치 좀 먹어보려고 심은 배추 모종 스무 포기.
2층 처마 낙수에, 한참 탄력 받은 잎이 다 찢어졌다.
그럴 줄 알고 있었으면서 손 놓고 있었으니 누구 탓할 일도 못 되고...
더도 덜도 말고 열 포기만 건질 수 있으면 좋겠다.
202309202638수
국순당 2, 비비고 사골 순댓국, 참이슬 오리지널 4홉, 식모커피(20), 달걀(10), 보헴시가 미니 2.
술을 연속해서 하루만 더 먹으면 틀림없이 장 벨런스가 무너질 테고...
-by, ⓒ 성봉수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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