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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짓날 긴 밤을 함께 한 라디오 앱 <KBS 콩>
그중에도 오랜만에 마주한 제1 라디오 '세월 따라 노래 따라'
흘러나오는 캐럴 "고요한 밤 거룩한 밤". 1960년 발표한 음원이면, 이미자 선생 19세 때다.
지나온 세월 감춰진 영욕도 많았겠으나, 팔순을 넘긴 지금 생각하면 참 고왔던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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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야트막한 라디오 소리 들리는 이 시간쯤 얼핏 눈떠 두툼한 솜이불 부스럭거리며 돌아누우면, 갓을 벽 쪽으로 돌려놓은 노란 백열전구 스탠드 불빛 아래 주판을 튕기고 서류를 넘기며 뭔가를 열심히 하고 계셨는데.
역산하니 마흔아홉이셨다.
그 나이의 나도 호랑말코로 방탕하지 않고, 아빠로 남편으로 사내로 사느라고 무던 애쓴 시절이었지만 수확한 것 없는 쭉정이였으니...
당신의 시간이 새삼 존경스럽고, 건전한 성인으로 각자 자기 자리에서 열심인 아이들이 대견하고...
동지 긴 밤이 이렇게 다 갔다.
이젠 낮이 하루가 다르게 앞장설 날만 남았구나.
202312223041금동지
이미자-고요한 밤(1960)
-by, ⓒ 성봉수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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