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音樂~★[ 詩集 『바람 그리기』] 오늘, 내 탓이 아니다 / 성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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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音樂~★[ 詩集 『바람 그리기』] 오늘, 내 탓이 아니다 / 성봉수

by 성봉수 2021.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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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내 탓이 아니다 / 성봉수

 
 벽 앞에 서면
 모든 것이 내 탓이라며
 돌아섰습니다
 가끔은
 당신 탓이라 했습니다
 이 잘난 세상 탓이라고 말입니다
 지나고 보니
 내 안으로 접고 돌아서는 것만큼
 쉬운 일은 없습니다
 
 난 아주 가끔
 벽 앞에 버티고 서서
 대가리로 치받고 온 힘을 다해 주먹질도 합니다
 그러면 깨지고 벗겨진 자학의 몸뚱어리에서
 꽁꽁 여며 화석이 되어가던 가식과 부정의 울혈이
 툭, 터져 버립니다
   
 나는 내 안에서 나온 그 비겁한 오물을
 아주 통쾌한 마음으로 벽에 처바릅니다
 그런다고 벽이 무너지는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보십시오
 고름이 되어가던 검은 피가 빠져나간 자리에
 뜨겁게 차오르는 선홍의 비린 박동을
   
 포기가 관조가 되는
 낯 뜨거운 변명과 외면
 지나고 보니
 누구나 제일 쉬운 일은
 안으로 접고 돌아서는 일이었습니다

   
 아주 가끔은
 나를 벗고 벽 앞에 외칩니다
 내 탓이 아니다,
 그보다 더 가끔은
 어째서 내 탓이냐고,
 내 탓이 아니라고 대듭니다



 201310102401목
 너 때문이야/김남훈


 

 

■ 시집 바람 그리기에서 ■

김남훈 「너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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