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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하는 여자 / 성봉수
꽃 순을 삭혀 감주를 담고
바람을 얽어 조청을 고아서
주섬주섬 밤을 입고 길을 나섰어
기웃기웃 집 앞을 어슬렁거리는데
무쇠솥이 걸린 아궁이에 불을 지피며
탁 탁 탁 탁 부지깽이를 두드리는 사람
이름 한 번 속 시원히 부르지 못하고
문설주만 쓰다듬다 돌아섰다네
감주는 쉬어서 기억쯤이 되고
조청은 굳어 후회쯤이 되려나
무쇠솥에 연을 넣고 달이는 여자
부지깽이로 제 가슴만 패대는 여자
뒤돌아 앉아 밥하는 여자
201202112659
■ 시집『검은 해』에서■
-사랑의 듀엣(김재성-안혜경)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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