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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지 않은 날 / 성봉수
아무런 날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카페 지중해를 찾아 막걸리를 마셨다
마담과 껌벅이는 눈을 맞추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
기억나지 않는 시답지 않은 얘기를 나누다
비집고 나오는 아무런 것에 당황하며
아무렇지 않은 척
잔을 비우다 말고 집으로 돌아와
아무렇지 않은 척 서둘러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아무랬으나 아무렇지도 않았던 오늘 아침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자리에서 일어나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세탁기를 돌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화장실을 청소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쓰레기를 정리하고
앵두꽃이 아무렇지도 않게 피어난
화단 가에 앉은 아무렇지도 않은 날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혼자 커피를 마신다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은 날.
201704091649일쓰고
201704162539일깁고옮김
■ 시집『검은 해』에서■
-김인배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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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 성봉수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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