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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병 / 성봉수
누가 나를 부른다
꿈인지 생시인지 그 반절쯤인지
거기에 잠든 뒷방의 나를
홰도 없이 끌어 세웠다
가난을 베고 누운 숨은
꿈에서도 가쁘게 몰아쉬다
각혈도 없는 마른기침만 쿨럭이는데
시름시름 말라가는 공허한 해변
만조의 칼끝은 기면(嗜眠)의 명줄을 자르지 못하고
햇살처럼 우르르 무너지고 마는 것이다
들물과 날물이 범벅이 된 별도 없는 이 밤에
도스토옙스키의 곰팡이 핀 헛된 영광˚에 기대어
사내는 틱 장애 같이 서성이고 있다
˚도스토옙스키의 곰팡이 핀 헛된 영광: "꿈을 밀고 가는 힘은 이성이 아니라 희망이며 두뇌가 아니라 심장이다"-도스토옙스키.
201312271850금쓰고
201808172928금깁고옮김
■ 시집『검은 해』에서■
-J.S.Bach 'Toccata and Fugue D Minor BWV 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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