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音樂~★ [시집 『바람 그리기』] 걸레를 빨다가 / 성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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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音樂/▒ 바람 그리기

★~詩와 音樂~★ [시집 『바람 그리기』] 걸레를 빨다가 / 성봉수

by 성봉수 2022.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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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레를 빨다가 / 성봉수


 설거지를 담가놓고 커피를 마시면서 텔레비전을 보았죠
 화면에 반사되는 추레한 늙은 여자에 섬뜩 놀라
 걸레를 잡고 화면을 박박 닦습니다
 걸레는 다시 방바닥으로
 다시 벽에 걸린 거울로
 다시 거실 유리창으로
 점심때가 다 되도록 자신 물 통에 아침 설거지는 그대로 두고
 여기저기로 걸레질했습니다

 보세요

 나는 내가 인식 못 했던 세월의 더께에 놀라 당신을 보았더랬죠
 내게 왔던 반생의 가슴 아픈 그리움도 씻어내지 못했는데
 뜻밖으로 말입니다
 미안하고 염치없는 일이어요

 보세요

 나는 지금 뜻밖의 당신을 닦아낸 걸레를 빨고 있어요
 이쯤이면
 비운다는 것이 옳은 일이라는 것.
 당신도 아시리라 믿습니다
 당신도 당신 안에 담겨진 염치없는 욕심이 있거들랑
 깨끗하게 빨아내길 기도해요



 201507021228목

■ 시집『바람 그리기』에서■

-전영 '어디쯤 가고 있을까'-

 

 

바람 그리기

한국 문단의 살아 있는 역사, 창간 61년의 현존하는 최고령 종합문예지 《백수문학》의 편집장인 성봉수 시인이, 세종특별자치시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창작 지원사업 작가로 선정되어 2014

book.naver.com

 

 

 

★~바/람/그/리/기~★

♤~詩人 成奉洙의 獨白 ~♤ -2010/06/14/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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