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音樂] 아픈 이별의 기도 / 성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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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音樂/▒ 너의 끈

[詩와 音樂] 아픈 이별의 기도 / 성봉수

by 성봉수 2020.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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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픈 이별의 기도 / 성봉수



 입 맞추고 돌아서는 길에

 쓸쓸히 멀어지는 그림자를 보았나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을 알았나이다.


 천상에 계신이여,


 그의 가슴에 내 이름 석자


 먼지 한 톨로도 남겨지지 않게 하시고


 행복을 위해서만 나아가게 하소서.


 그의 아픔 다 내 것이 되어


 지난 시간의 쓰린 기억들 모두 내게 남기고,


 그렇게 훌훌 털고 가게 하소서.


 늘 아프지 않게 하시고


 늘 배부르게 하시고


 늘 웃게 하시고


 늘 사랑받게 하소서.


 천만년에 억겁의 세월이 다시 온데도


 행복을 비는 내 염원만은 변치 말게 하옵시고


 건네는 사랑일랑, 그에게는 허락지 마시고


 세상 모든 사랑을 받게만 하소서.

 
 아픈 사랑의 이름 석자


 먼지 한 톨의 기억으로도 남기지 말고,


 담배 한 모금의 연기처럼  잊혀지게 하소서.





 20090711


 

■ 시집 너의 끈 에서 ■

이승재「아득히 먼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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