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音樂] 그리움은 늘 그만큼입니다 / 성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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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音樂/▒ 너의 끈

[詩와 音樂] 그리움은 늘 그만큼입니다 / 성봉수

by 성봉수 2020.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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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움은 늘 그만큼입니다 / 성봉수


 그리움은 늘 그만큼입니다
 물러서지 않는 어둠과
 닿이지 않는 햇살 사이에 웅성이는
 99℃의 침묵입니다
 이별에 젖은 기억의 수건에 덮여
 꿈에서도 아물지 않는 가슴 아린 딱정이입니다
 한겨울 산모롱이에 돋은 푸른 달래 순이기도 하고
 시래기가 되어서도 겨울 낙수에 벌거벗고
 고드름이 되어버린 무청이기도 합니다
 서로 다른 것들이 같은 크기의 방에 앉아 만든
 주사위의 육면체와 같은
 오늘에서 나와 내일로 견고히 엮이는 어제의 이름입니다
 싱거운 웃음대야에 담긴 섧은 눈물
 우리의 그리움은 늘 그만큼입니다

 

 

■ 시집 너의 끈 』에서 ■

조덕배「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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