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게 다녀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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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누가 내게 다녀갔는가...

by 성봉수 2022.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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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부 마치고 그지꼴로 앉은 술자리.
 몇 병의 소맥을 먹고,
 밖에 나가 담배 먹고 들어와 다시 앉았는데...

 조금 전까지 먹던 찌그러진 냄비에 담긴 콩나물국,
 온기가 사라져 차가워졌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는다.



 마치 얼음 왕국 마녀의 손이라도 닿은 것처럼,
 콩나물국 냉기가 식탁 위 모든 음식을 집어삼키며 번져간다.
 "내가 지금 있는 곳이 어디지?"
 오야의 두런거림이 먼 메아리처럼 공명하고,
 맘 안 가득 돋는 소름.

 창밖엔 눈이 내린다.
 내리는 눈을 보며 담배를 먹는 그 잠깐.
 힘겹게 여민 내 망각의 울타리를 허물고,

 누가 내게 다녀갔는가...

 

 
  Pete_Tex-Latin_Lover_Captiva_-_When_A_Man_Loves_A_Woman_-_A_Whiter_Shade_of_Pale
  20221213화.
  펑펑 눈 쏟아지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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