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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잎.
1층 옥상의 것은 떡잎이 벌써 진초록으로 바뀌고 그 기세가 자못 당당한데,
마당에서 솟은 순은 가장 먼저 세상 구경을 했으면서도 벌거지가 다 뜯어먹어 하나같이 빌빌거리며 멈춰져 있다.
내가 어쩌다 심은 거라면야 이리되든 저리되든 상관없는 일이겠다만,
멀리의 노 시인께서 일부러 보내주신 종자의 형편이 이렇다 보니 맘이 영 불편하다.
"뭐지?"
"도대체 뭐가 이리 만들어 놓는 거지?'
낮에는 아무리 살펴도 그 못된 놈의 정체를 확인할 수 없고, 그러면 밤사이에 그리해 놓는다는 말인데...
짐작 가는 것이 있어,
삼월이도 잠들어 기척 없는 마당에 폰을 들고 내려섰다.
'그래, 이놈이었구나!. 딱 걸렸다!'
껍질도 없는 참 볼품없이 생긴 민달팽이 놈들이 열심히 식사 중이다.
내일은 담배꽁초를 우려서 뿌려봐야겠다.
참 더웠던 날.
드디어 냉장고 바지를 꺼내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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