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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쌀쌀합니다.
날이 쌀쌀하니, 따끈하게 중탕한 사케와 어묵꼬치를 먹고 싶습니다.
머리를 뱅뱅 굴려도, 그렇게 혼술할 곳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추저분하긴 해도, 평리 투다리에 다녀올까?' 생각했다가,
날도 점점 썰렁해지고 옷 갈아입기도 귀찮고...
마침 떨어진 담배 사러 나서는 김에 마트에서 사다 해 먹기로 했습니다.
청하로 사 오려다가 두 병을 들고 오기엔 번거롭고, 백화수복 4홉으로 들고 왔습니다.
다 먹고 난 후 면을 먹을 생각으로 기웃거렸는데, 사리만 따로 파는 것이 없어서 그냥 기성 우동제품을 들고 왔습니다.
무나 다시마나 멸치나 다른 양념류야 다 있으니 문제 아닌데,
편의점 핫바 꼬치라도 모아둘 걸 아쉽습니다.
"술은 따끈하게 중탕한 정종이 최고니라"라고,
할아버님의 말씀을 회상하던 어머님도 생각나고.
그때 거기 오늘처럼 바람 스산하던 밤, 도꼬리를 잡고 마주 앉았던 오뎅바도 생각나고...
뭐 그렇습니다.
[시] 사케를 마시며-성봉수
오후 네 시 지나 아점으로 먹은 라면에 속이 아직 그득하니, 한 일곱 시 반쯤부터 꼼지락거리면 될 것 같습니다.
편의점 다녀오는 길,
벌써 뒤통수가 서늘하니 겨울 날 일이 지레 깜깜합니다.
지금 하늘에 걸린 반달,
혹여 보셨걸랑 난 줄 아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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