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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사러 오밤중에 들린 길 건너 편의점.
먹고 싶었던 것은 아닌데 맥주 네 캔을 잡아 왔다.
며칠 전 쌀 팔아오며 함께 업혀 온 쥐포.
포장을 뜯을 핑계를 찾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늙으면 목구멍도 쪼그라든다"던 어른들 말씀이 내 이야기가 된 지 오래.
이젠, 술술 넘어가던 술도 예전만 못하다.
그러니 큰 캔의 맥주가 부담스러운 지경에 닿았다.
<작은 캔 네 깡에 만원>
2,500원짜리 국산 맥주를 꺼내다 보니 뭔가 손해 보는 느낌이다.
자연스레 3,500원짜리 수입 맥주에 손이 간다.
마침, 저녁 무렵 TV 광고에서 보았던 상품이다.
"뭐랴?"
이 맥주.
맛이 야리꾸리하다.
서양사람 노린내 같은 냄새도 나고 뭔가 야릇하다.
오렌지껍질까지는 이해한다지만,
'고수'는 또 뭐랴?
자기 나라에서 만들어 팔고 사랑받고 그 정도가 나라 밖으로 뻗칠 정도가 되었으니 타국 만 리 촌구석 편의점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텐데,
촌놈 검증 지대루다.
~by, 20210623_035534.
반생을 더 살고도 모르는 것이 많고,
반생을 더 산 탓에 받아드리지 못하는 것도 있고.
불금.
최 선생님께 어김없이 찾아온 맥주 타임일 텐데,
오늘 안주는 무엇일지 궁금하다.
무각제 창밖.
아주 오래전 젊은 날,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오던 그 겨울 몰아치던 눈보라처럼
빗줄기가 한바탕 휘돌고 간다.
내일 일찍 잡부 가기로 했는데, 종일 비가 온다니 고생 좀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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