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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쌀쌀합니다.
날이 쌀쌀하니, 따끈하게 중탕한 사케와 어묵꼬치를 먹고 싶습니다.
머리를 뱅뱅 굴려도, 그렇게 혼술할 곳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추저분하긴 해도, 평리 투다리에 다녀올까?' 생각했다가,
날도 점점 썰렁해지고 옷 갈아입기도 귀찮고...
마침 떨어진 담배 사러 나서는 김에 마트에서 사다 해 먹기로 했습니다.
![](https://blog.kakaocdn.net/dn/cvtDGW/btsyQP6kqQi/T2IvrLR9vKtwP5kvkpPA1K/img.jpg)
청하로 사 오려다가 두 병을 들고 오기엔 번거롭고, 백화수복 4홉으로 들고 왔습니다.
다 먹고 난 후 면을 먹을 생각으로 기웃거렸는데, 사리만 따로 파는 것이 없어서 그냥 기성 우동제품을 들고 왔습니다.
무나 다시마나 멸치나 다른 양념류야 다 있으니 문제 아닌데,
편의점 핫바 꼬치라도 모아둘 걸 아쉽습니다.
"술은 따끈하게 중탕한 정종이 최고니라"라고,
할아버님의 말씀을 회상하던 어머님도 생각나고.
그때 거기 오늘처럼 바람 스산하던 밤, 도꼬리를 잡고 마주 앉았던 오뎅바도 생각나고...
뭐 그렇습니다.
[시] 사케를 마시며-성봉수
오후 네 시 지나 아점으로 먹은 라면에 속이 아직 그득하니, 한 일곱 시 반쯤부터 꼼지락거리면 될 것 같습니다.
편의점 다녀오는 길,
벌써 뒤통수가 서늘하니 겨울 날 일이 지레 깜깜합니다.
지금 하늘에 걸린 반달,
혹여 보셨걸랑 난 줄 아소서.
검은 해
가난한 시인의 가슴속에 곱게 피어난, 그 찬란하고도 서러운 꽃의 기억들. 시인이 걸어온 길, 희망과 절망, 사랑과 이별 그리고 삶과 죽음, 그 모든 시간의 흔적들을 좀 더 깊게 좀 더 멀리 사색하며 쓴 시들을 담았다. 일상에서 느끼는 담담한 소회에서부터 존재의 근원을 고민하는 깊은 사색의 시까지 여러 형태의 다양한 깊이의 시들을 만날 수 있다.
- 저자
- 성봉수
- 출판
- 책과나무
- 출판일
- 2019.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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