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이' 태그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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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이6

댕댕이의 환골탈태 퇴근길에 산 족발을 덜어 담은 접시를 들고 삼월이 언니께서 들리셨다. "삼월이가 퇴근하는데 아는 척을 안 하더라"는 아드님의 말씀을 전한다. 아마도, 본인 퇴근길에도 그러했나 보다. 꼬리를 물고, "삼월이가 쥐 잡았네유! 쬐끄마니 새끼 같아유!"라고 하신다. 퇴근길에 쪼르르 바깥채 안으로 쫓아 들어오지 않은 본인의 신비로운 경험에 더해 아드님의 보고가 겹치니, 얼음땡 되어 있는 삼월이 동태를 살피러 갔던 모양으로 짐작된다. 그곳에서 동생의 기특한 전과를 확인했던 모양이다. '오늘 하루 종일 거기서 꼼짝 않고 있었나이다'라고 월광 소나타 듣는 개고양이 '나와 지지배야! 이 볕 좋은 날 안에 쑤셔 박혀 뭐 하는 겨!' 식탁 아래 홀로 칩거하며 빈 바깥채를 지키고 있는 삼월이. 소피보러 건너간 김에 밖으로 내.. 2024. 3. 15.
사주, 팔자. 저녁상 밀어 놓고 본능에 충실해 아무렇게나 쓰러져 스르르 잠드는 달콤함의 크기는 잠시. 나머지 밤새 내 죽음을 깨우는 TV의 소음과 형광등의 불빛... 이렇게 달콤한 본능에 잡아먹히고 맞은 아침이면, 어김없는 육체적 불편함과 심리적 불쾌함. 숙변을 달고 사는 것 같은... 현관문과 부엌문을 열고 선풍기를 서재로 옮겨 놓고 첫 담배. 부엌문 앞의 짝짝의 슬리퍼 한 켤레를 보며 문득 든, "어쩔 수 없는 팔자" 그리고 잔잔한 노여움. 언제부터인지, 아침마다 동네 어디서 들리는 까마귀 울음소리. ※폰에서 작성. 샘에 가서 물이나 좍좍 뿌리고 오자. 2022. 6. 26.
삼월이의 효용. 막내 귀빠진 날. 네이놈에서 "5년 전 오늘 업로드한 파일을 확인하라"라는 알림이 온다. 17 개의 초가 꽂힌 생일 케이크 앞에, 꿀 떨어지는 시선으로 손자를 바라보는 어머님이 계신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놈을 두고 어찌 가셨을까...' 생일날, 이밥도 못 얻어먹고 출근한 놈. 미역국이나 끓여 놓아야겠다고 달그락거리는데, 고삼월 여사께서 슬그머니 나와 바깥채 댓돌에 엎드려 계시다. 지 언니 퇴근 전까지는 웬만해서는 꼼짝 안 하는 지지배가 무거운 궁딩이를 끌고 행차하신 것을 보면, 콧구멍을 벌렁거릴만한 자극이 있었음이다. 딱히 줄 것이 없으니 입장 곤란해서 눈을 안 마주치려 벽 안쪽으로 숨어 꼼지락거리는데, 올려보는 꼴이 가관이다. 이게 가이 눈여? 별 재미가 없었는지, 한동안 앉았다가 되돌아 우리.. 2021. 6. 30.
꿀 떨어진다, 꿀! 사람이 버글거리는 주말의 집안. 제 입에 보태질 먹거리의 확률이 높아진 기대일까? 삼월이가 덩달아 신이 났다. 오랜만에 오래된 집 마당 한 편의 낡은 의자에 커피를 잡고 앉았는데, "물고, 핥고, 매달리고..." 난리다.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으로 바라보는 삼월이" 이 시간도 언젠가는 기억 속으로 사라질 일이겠지만, 함께 하는 동안 만이라도 늘 이 모습이길 빌어본다. ★~바/람/그/리/기~★ ♤~詩人 成奉洙의 獨白 ~♤ -2010/06/14/28:00- blog.daum.net 2020. 7. 5.
내 손에 쥔 떡 삼월이가 대문 쪽을 향해 어김없이 부복하고 있다. 삼월이 언니가 퇴근할 시간이 되었나 보다. "아이, 왜이랴? 절루 가!"라고 할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기다림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 행복해야 할 일이 아니던가? 그래도, 죽어도 모르는 것은 모르고 살아가는 것도 있느니, 내 손에 쥔 것이 떡인지 똥인지…. 참 더웠던 하루가 갔다. -적우의 기다리겠소를 들으며. 2020. 6. 9.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볕이 기가 막히다. 장독 뚜껑을 열러 옥상으로 향하는 걸음을 앞장섰던 삼월이. 독을 열어 놓고 내려오니 따순 볕을 찾아 앉아 계시다. (털 달린 짐승이 덥지도 않나?...) 속엣말을 하며 돌아서는데 소리가 난다. 무슨 소리인가 살피니, 어랏! 삼월이가 앉아서 사료를 잡수시고 있다. 얼마전까지 만 해도 이러하셔서, 라는 별호를 얻었던 삼월이가 말이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여요 2020.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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