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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인의 뒷모습 / 성봉수
대전 성모병원
투석실로 내려가는 지하 계단
문을 밀치고 방화문을 또 밀치면
어둠을 귀틀 낸 창밖으로
빛을 막아선 여인의 뒷모습
절망의 구석에 내몰린 사람이
더 깊은 절망으로 무너지는 사람이
그 절망을 감사함으로 받아들인 사람이
대답을 들은 사람이나 듣지 못한 사람이
한결같이
잔잔한 무심의 그윽한 눈길에
희망의 원으로 고개 숙여
마주 서는 여인,
마리아
나는 오늘
밋밋하도록 꾸밈없는 돌덩이
누구도 손 모두지 않았던
그녀의 등 뒤에 서서
천만겁은 더 귀한 여인을 위해
기도를 하네
■ 시집『검은 해』에서■
-Caccini Inessa Galante ' Ave Ma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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