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410 "피부 좋다" 몇 년만에 만나 친구. 이틀이 지나고 곰곰 생각하니, "좋다"가 아니고 "좋아졌다"였다. 그러니, 사람 귀가 얼마나 간사한 건지 원... 하긴, 결혼하고 서른 훨씬 넘은 어느 무렵까지도 벌집 건드린 놈처럼 주먹만 한 여드름으로 도배하고 산 청춘이었으니 그때랑 비교해서 좋아진 건 분명헌디... 그 무관심의 훈장으로 진피처럼 되어버린 피부는 그대로인디? 작년부터 스킨이라도 열심히 바른 덕을 보는 건지 어떤 건지 ㅋㅋㅋ 절기가 어찌 되는 건지, 작년까지만 해도 하지 지나고 나면 하루가 다르게 밤이 길어지더니, 올핸 절기가 거꾸로 가는지 도통 밤이 길어지지 않으니 참으로 희한한 일이네. 식전 댓바람부터 까마귀 울음은 또 뭐랴? 202308053024토 서수남_하청일-즐거운여름mix여적암탁족 속리산 여적암 입구 .. 2023. 8. 6. 지금은 알 수 없는 이유이겠으나.... 미스터팡-줄리아_안동역에서_해운대연가mix2022/바람그리기 동부 역사 쪽으로 향하는 인적 끊긴 통로를 반쯤 지났을 때, 뒷주머니에 폰을 꺼내 무한 반복으로 재생시킨 음악. C 시에서 찾아온 오랜 동무와 오후 세 시를 넘기며 시작한 술자리를 날을 넘겨 그렇게 마감하며 돌아왔다. 컴을 열고, 옷을 훌러덩 벗고, 볼륨을 최고로 올려 이 음악을 틀어 놓고 샘에 나가 좍좍 물 뿌리고 들어와 커피를 타서 다시 서재 의자에 앉아 무한 반복되고 있는 이 음악의 꼬리를 잡고 '그냥_'앉아 있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내 입이 점점 닫혀가는 까닭을... 202308032601목 쥔 잘 못 만나 죙일 곡기 귀경 못한 탈아 미안하다. 눈이 다 아프네. 전부 귀찮다. 일단 눕자. 하루 잘 살았으니 내일에 모자랄 것 없는 일이다. 2023. 8. 4. 깨진 바가지 아래턱에 나사 하나 박고 온 날, 지난번엔 어찌 네 개를 박았는지 모를 정도로 그렇게 비몽사몽 깨진 바가지같이 하루를 보냈다. 하필이면, 그렇게 반쯤 풀린 몽은 주사 기운과 그 크기만큼 점점 심해지는 통증 사이에서 비루먹은 가이처럼 늘어져 있는데 큰 애가 퇴근길에 이것저것 먹거리를 들고 모처럼 들렸다. 종일 마빡 벗겨지게 더웠으니 시원한 맥주 한 잔 보탰으면 좋았을 일인데 피자, 치킨, 도넛 하나씩만 가위로 잘라 대충 우물거려 넘기고 일어섰다. 아홉 시쯤, 밥 한술 간장에 비벼 먹고 이 닦고 새로 네 시가 가깝도록 서재에 앉아 절구질하다가 엉거주춤 기어나와 처음으로 선풍기를 틀어 놓고 잤다. 쥐가 들어오거나 고양이가 들어왔다 나가거나 말거나, 거실문을 닫을 생각도 못 하고 그대로 픽, 쓰러져 잤다. 물론.. 2023. 7. 29. 여우가 놀러 온 줄 알았더니…. 장마가 끝났다는 보도. 그러니 급하게 뛰어나가다 멈춘 걸음. 후드득 젖은 것이야 잠깐의 볕으로도 금세 마르리라... 내가 소모하는 에너지 효용이 더 이득 되는 쪽을 선택해, 이틀째 잡고 있는 깁던 시를 놓고 뛰어나가다 멈춘 짧은 순간의 판단. "우다다다..." 멀리서 천둥 치는 소리가 들리고 바람종이 박자도 없이 울리기 시작한다. 오래된 마당 빨랫줄에 걸려 명태가 다 되었던 빤스 하나 수건 하나 바다로 돌아가니, 거둬들이기엔 이미 늦어 의도 없이 우화 속 백면서생이 되었다. 202307261429수 Franck_Pourcel-Mister_Lonely 세금. 2023. 7. 27. 나는 충분히 우울했다. 외면할 일이 아니다. 나를 위해서라면, 모른 척 외면해 시간의 풍화에 잊혀진 먼지로 만드는 것이 편한 일이겠지만 자기부정의 모순이고 진정에 대한 배반이다. 봉인을 풀고 나를 불렀다. "구멍"과 "별"을 잡고 밤을 샜다. 엉킨 매듭을 잘라버리기도 하고 잘라낸 곳을 새 끈으로 엮어보기도 하고... "구멍"과 "별" 사이에 얽힌 젖은 매듭이 쉽사리 풀리지 않는다. 밤을 나며 들은 음악... 나는 충분히 우울했다. 그렇지 않아도 온통 우울한 뉴스들로 마음의 절반은 질질 끌고 지내는 요즘인데, 나는 충분히 우울했으나 더는 깊어지지 않으려 무던 애썼다. 하지만 지금도 외줄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세 시로 접어들며 비가 잠깐 후드득 뿌렸고 커피가 떨어져 녹차를 마셨다. 담배 떨어진 것만큼이나 불편.. 2023. 7. 25. 날 밝았다~! 정리해 놓은 카테고리로 들어가지 못하고 스팸으로도 분류되지 않고 쌓여 있는 잡다한 메일들. 그래서 맘먹고 열어보지 않으면 발신지만 훑어보다가 그냥 지나치게 되는 잡다한 메일들. 오늘 그 메일 중 며칠 전 도착한 하나를 무심코 열어 확인했다. 지금 기억으로는 얼추 십 오육 년 전에 청탁이 왔던 곳. 보낸 시가 편집 오류로 두 행이 한 행으로 붙어 출간되었던 종합문학지. 그래서 발행인에게 전화해 개지랄을 퍼부었던 곳. 창간하고 몇 해 되지 않은 무렵이었으니 "계간도 아니고 월간이 몇 해나 가랴..."는 의구심으로 관심에서 멀리 두었던 곳. 그러는 동안 발행인의 연락처가 바뀐 것도 모르고 지냈던 곳. 그런 곳에서 청탁서가 도착해 있다. 지금까지 폐간되지 않고 발행되고 있다니 괜히 머쓱하고 미안하다. 프로필에 .. 2023. 7. 24. ☆~詩가 된 音樂~☆ 하이난 사랑 / 권성희 하이난 사랑 코발트빛 바다 늘어진 야자수 아래 아롱만 해변에서 처음 만난 남국의 아가씨 칵테일 한 잔 두 잔 정들어 가는 하이난의 밤 분위기에 취해서 그 사랑에 취해서 잊을 수 없는 정든 밤이여 부서지는 파도 소리에 둘이서 새긴 그 사랑 젊음이 불타는 하이난의 밤 아~아~ 잊지 못할 하이난의 밤 검푸른 파도가 춤추는 야자수 아래 아롱만 해변에서 처음 만난 남국의 그 사람 연분홍 와인 잔에 정들어 가는 하이난의 밤 분위기에 취해서 그 사랑에 취해서 잊을 수 없는 정든 밤이여 부서지는 파도 소리에 둘이서 새긴 그 사랑 젊음이 불타는 하이난의 밤 아~ 아~ 깊어가는 하이난의 밤 깊어가는 하이난의 밤 권성희 2007 Typhoon Remix-바람그리기 reremix ☆~ 詩와 音樂 ~☆ :: 플레이바에서 음원 .. 2023. 7. 23. 알 수 없어요. 지루한 장마 중에 오랜만의 개인 날. 많은 비에 어르신들 흉한 꼴은 안 당하셨는지, 선영을 찾아뵙고 왔습니다. 딱, 예상한 곳에 예상한 만큼의 물골만 났으니, 폭우에 노심초사하던 걱정은 내려놨습니다. 비가 더 온다니, 물골 난 곳 윗대 조상님부터 차례로 손보며 부모님께 내려왔습니다. 지난봄. 두어 차례 오가며 보식했던 법면과 고라니가 지랄해 놓았던 봉분. 산중턱에서부터 양동이로 퍼다 날라 보식한 잔디 위에 복토해 놓았던 것, 애쓴 보람도 없이 다 쓸려 내려갔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보식한 떼는 모두 붙어 있어 그중 다행입니다. 맘으로는 다시 복토하고 오려고 가져갔던 양동이. 뒤질 것 같아서 포기했습니다. 날은 어찌 그리도 덥고, 잡부 나서는 긴 옷 챙겨 입고 장화까지 신고 갔는데도 뭐가 그리.. 2023. 7. 20. 고맙습니다. 잘 살아 있습니다. 비가 참 질기게도 오셨습니다. 해마다 겪는 장마지만, 며칠을 멈춤 없이 내리는 비는 처음 경험해 봅니다. 지척에서 지하차도 침수로 많은 인명피해가 났습니다. 늘 오가는 길이니 어쩌면 남의 일이 아닐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사람 살고 죽는 것이 참 찰나의 일이구나 새삼 생각했습니다. 주검을 수습할 아량이라도 베푸는 듯 잠깐 비가 멈춘 낮. 맨몸을 면하려고 걸치고 사는 망사조끼 터진 곳을 꿰매고, 때가 꼬잘 거리는 칠 부 냉장고바지와 함께 빨아 널었습니다. 그러고는 우산을 챙겨, 어제 도중 비가 너무 많이 와 포기하고 돌아섰던 물 구경을 나섰습니다. 시내와 천변 산책로를 연결하는 우회도로 위 육교. 로프를 들추고 올라섰습니다. 지금은 우회도로가 되어 있는 다리 아래 예전 제방 길. 장마가 멈추고 나면 시.. 2023. 7. 17. 오늘도 승리하소서 202307070630小暑 2023. 7. 7. 처럼은? 그건 니 생각이고! 어제 다섯 시 반. 눈곱 매달고 쓰레빠 끌고 시내 한 바퀴 돌고 편의점에 들러 담배 사서 역 광장 흡연 부스 밖 돌의자에 앉아 담배 먹고 돌아오며, '나 어릴 때, 손 없는 누군가에게 갓난애 뺏긴 노숙녀가 여기서 이렇게 헤매고 다녔는데... 누구를 만나기로 했거나 무엇을 잃어버린 것처럼 이른 시간 뜬금없이 집을 나서 서성이는 꼴이 꼭 넋 빠진 놈처럼...' 오늘 여섯 시 반. 몇 해 전, 옥상 방수공사 할 때 접착제와 도료가 튀어 마치 때 절은 것처럼 보이는 칠 부 냉장고 바지와 건빵 주머니 하나가 뜯어져 삼복 때 강아지 혀처럼 헤벌쭉 늘어진, 맨몸에 걸친 아버님 입으셨던 망사 조끼. 영락없는 노숙인처럼 또 그렇게 앉아 담배 먹고, 떨어진 식모커피와 핸드폰을 양손에 나눠 들고 집으로 돌아오며, '처럼은... 2023. 7. 4. 설거지통 앞의 토룡과 당랑 만고불변의 법칙,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이다." 밥과 술과 차 얻어먹고 기념품 보따리 들고 돌아오는 우산 속 사내의 젖은 바짓단을 보며 생각한다. "어정쩡 앉아 엉검불 같은 몇 마디 뱉고 하루 반나절치 잡부 일당을 받았으니, '머리가 나쁘니 손발이 고생하는 것'을 자처한, 그러하여 당연한 그런 사람이 된 당신의 어제가 이래도 옳았느뇨?" 일머리를 알고 잘하는 사람이 "과방"을 보기 마련인데, 그러하면서도 언제부터인가 설거지통을 차고앉아 있기를 자처했던 "비겁함 혹은 이기심"을 말이다. 그러면서, 곰돌이 눈깔 단 한 달쯤, "관리직 전환"을 제안 받고 그날로 사표를 던졌던 한때 공순이 큰 애를 생각했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열성 유전자 우성의 법칙" 그러면서 생각한다. "아해야, 진흙 구덩이의 토룡.. 2023. 6. 30. 열무김치. 장마가 올라오고 있다는 소식. 옥상 올라가 비설거지하고 내려와 털갈이로 집안 천지에 날리는 삼월이 털 쓸면서 문득, "누님 허망하게 떠나신 지 올해 만 10년이네... 내가 얼추 그때의 나이에 닿았고..." (그제 어금니 하나를 사망 통보받고 발치 날을 잡아 놓았겠다.) 바람 앞에 촛불 같은 사람 목숨, 오고 가는 게 참 별거 아닌데... 6월이 다 가도록 열무김치 한 번 맛보지 못한 독거노인이 측은하다는... 시간은 밥때가 훨씬 지났어도, 생각난 김에 비 오시기 전에 장에 다녀와야겠다. 집을 나서니 멀리 사거리 노변에 천막이 보이는 것이 마침 장날이다. "열무를 귀경을 못 혀유!" 지난 어느 장엔가 한 단 3,000원 하는 것을 보았는데, 파장의 삐들 거리는 열무를 5,000원에 비닐봉지에 담아 넣으며.. 2023. 6. 25. 바램. 영등포역 노숙자 냄새 팍팍 나는 삼월이 우리에 고개들이 밀고, 밤새 사라진 쓰레빠 한쪽을 찾아 신고 오래된 집 마당을 휘이 한 바퀴 돌고 들어 와 첫 커피와 담배를 물고 시작하는 하루. 오전 잡부 마치는 대로 그제 예약한 치과 들려 상황파악하고, 저녁엔 C시 모임에 다녀와야 하고, 중간에 텀이 있으면 혈압약 타러 다녀와야 하고... 아쉬움 남기지 않는 하루가 되길. 202306230600금 늦은 봄에 전기매트 걷고 모기장 펴 놓고 출입 없던 안방. 뜬금 없이 떠오른, 이이의 자경문 4조 10조에서와 명심보감에서 이른 "혼자 있을 때 삼가라". 그 생각이 닿은 '그러니 자리는 가려 자야지'라는 생각에 기어들어 간 사흘째. 오늘에서야 불편함 없이 숙면. 술기운도 있었으려니... 2023. 6. 23. 서러운 신록. 콩물 남은 것. 쉬어버리기 전에 먹어 치우려고 귀찮음을 감수하고 불 앞에 섰다. 충전기를 꽂아 놓은 폰에서 랜덤으로 흘러나오는 통곡. . . . 202306201322화 김인배 트럼팻, 방 미 - 내 사랑, 목숨, 운명 mix 국수물이 끓어 넘치거나 말거나, 오래된 집 화단의 신록을 바라보며 한참을 서 있었다. "서럽다" 내가 잡은 신록의 지금이, "왜 이다지도 잔인하게 서러운가..." ★~詩와 音樂~★ [시집 『검은 해』] 이별을 고다 / 성봉수 이별을 고다 / 성봉수 토종닭 한 마리를 압력솥에 구겨 넣고 불 꺼진 부엌 냉장고에 기대앉아 비탈리의 샤콘느를 듣는 우(憂)요일 활은 칼이 되어 내 심장을 자근자근 찢어대는데 부실한 내 사랑 sbs150127.tistory.com 2023. 6. 20. 공공의 잡부. "시를 쓰셔야지 왜 일을 다니셔요..." 오래전 카트리지 전자담배가 나오던 초창기 전국적으로 품귀 현상이 불었을 때, 그때 '입고되면 알려주십사' 편의점 여사님께 문자 남겼는데. 내 폰 문자 발송에, "시인 성봉수 아룀"이라고 사전 설정되어 있던 것을 깜빡하고 그냥 보냈었는데, 그 이후 잡부 마치고 귀가하며 누더기에 장화를 터벅터벅 끌며 담배 사러 들릴 때마다 건네주시는 덕담. 오늘. 오전 짧은 잡부 마치고 변함없이 담배 사러 들렸는데, "유튜브에도 시 올리시죠?" '아... 녜, 어찌 아셨어요?' "제가 유튜브 들어갔다가 우연히 보니까 시인님이시데요. 늘 보고 있고 좋아요도 눌러요." '어이쿠 고맙습니다!' 내가 이래서 근래의 사진은 가급적 올리지 않는데, 이거 어디 가서 허튼소리했다가는 손가락질받기 .. 2023. 6. 19. 이 사람 저 사람. 그리고 옛 사람... 브라운관에서 보고 모처럼 안부를 묻고. 여전히 파이팅 넘치니 보기 좋고... 몇 해전, 남들은 일부러 찾아가는데 문학관을 목전에 두고 일정상 들리지 못해 서운했는데, 집 떠나니 주점 벽면에 붙은 빛바랜 광고에도 반가운 마음. 어제 박은 사진 공유받아 정리하다 잊기 전에 오늘 안부를 여쭙고, 시간을 역산하니 작가 나이 30대. 나는 술만 퍼마셨지 이 나이 되도록 뭘 했는지 자조의 질문을 읊조리고... 202306182544일 김인배- 사랑해봤으면 봉수 할배, 지난 시간 자조 말고 청탁 온 거나 얼른 써서 보내셔! 잡부 나가려면 배고파지기 전에 일단 눕자. 매실장아찌+3Kg, 식초. 2023. 6. 19. 시원하고 맛있는 맥주 모처럼의 잡부. 그렇지 않아도 어깨 통증이 다시 시작되었는데, 삼 층을 이틀 오르락거렸더니 삭신이 쑤신다. 하필이면 장아찌용 매실 주문한 날 잡부가 잡혀, 도착한 매실이 과숙될까 하루 김치냉장고에 넣어두었더니 조졌다. '온도를 낮춰 둘까?' 잠시 머뭇거리기는 했었는데, 비닐봉지에 박스채로 담아 넣어 두었는데도 반은 얼었다. 얼었다 녹으니, 과육이 코처럼 뭉그러지니 정말 조졌다. 안일했다. 그래도 어쩌나 버리기도 그렇고... 매실청도 담그는 마당에, 매실고추장 담그는 셈 칠 밖엔. 장아찌에 넣을 소주 사러 문밖을 나서니 본격적인 여름 볕이 대단하다. 나도 모르게 캔맥주에 손이 갔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제재 이후 자의 타의로 찾지 않고 사라졌던 아사히 맥주. 집에서의 대낮 혼술치고는 충분히 가볍고 적.. 2023. 6. 17. 떠나가는 것들. 어느 SNS 보관함에 백업했던 사진을 찾았다. 폰 용량 때문에 사진을 자동 백업시키고 바로바로 지웠는데, 여러 포탈마다 무료 용량도 다 쓴 후 더 이상 백업할 곳이 없어, 그 당시는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던 다른 SNS에 계정을 만들고 필요한 이미지들만 하나하나 올려 두었는데... 그런 SNS 계정이 있었다는 것도 까맣게 잊고 지냈다. 함께 있던 이미지도 폰에 내려받아 살펴보니, 어머님 떠나시고 『검은 해』 출간할 무렵에 끄적거린 듯싶은데 도통 기억의 조각이 맞춰지지 않는다. 누구랑 점심 약속이었는지, 책 주문했다는 전주에 계신 분이 누구인지도 모르겠고, 대평벌(아마도 신도시이지 싶은데...)에 행사가 있었나 본데, 무슨 행사였는지 왜 참석하지 않(못)았는지도 기억이 없다. 그러고 이틀인가 지나고 나니.. 2023. 6. 15. ☆~詩가 된 音樂~☆ 떠날거야 / 쎄쎄쎄(임은숙 사망 5주년을 추모하며) 떠날거야 널 만났던 시간들을 끝내기 위해 웃으며 안녕하며 보내야겠지… 더 이상 네 마음속에 내가 들어갈 빈자리가 없다는걸 다시 한번 알게 됐어 이제 내가 편안히 웃을 수 있게 너에 대한 기억들을 지워버릴게 날 위해 모두 하얗게 내 마음속에 더 이상의 그리움이 없을 때까지 *떠날 거야 너의 곁에서 난 너에게 아무런 의미가 될 수 없는 걸 알아 변할 거야 나도 너처럼 그 시선을 이제는 느낄 수 없어 예전처럼 함께 듣던 그 음악을 혼자 들을 땐 이제 정말 내가 혼자라는걸 느껴 나에게 네가 선물한 바랜 옷들이 내 방구석에서 널 대신해 내게 남아있어 다른 누가 너의 곁에 있을 것 같아 예전에 내가 있던 그 자리에서 또다시 나를 대신해 사랑한다면 그 상상을 감당해 낼 자신이 없어 *떠날 거야 너의 곁에서 난 너에게.. 2023. 6. 9. 까닭. 한여름 장맛비처럼 비가 쏟아진다. 어쩌면 단 한 차례의 멈춤도 없이 밤내 이리 쏟아져 내리는가?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당신이 기별 없이 떠나 걸었던 그 거리와 내가 기별 없이 떠나 잡았던 술잔이 무엇이 다른 것이었을까?" 202305290413월 Billy_Ocean-Suddenly 2023. 5. 30. 그냥저냥... 사람 노릇들 하느라 애썼고. 우연한 만남이었고 의도하지 않은 컷이었지만 이왕 박는 것, 불편한 티를 저리 내야 했는지 원... 아드님께 부탁한 지저분한 뒷머리칼 면도. 먼 남도에서 돌아온 후 찍힌 사진을 보고야... 햐, 아무리 손재주가 없기로 저리 해 놨을까? 건너채에서 돌아오며 시름 없이 삼월이 언니 까까 하나 훔쳐 입에 넣다가 똑 떨어졌는데 행방이 오리무중이다. 저녁 먹고 담배 먹으며 다리를 뻗으니 여기 달라붙어 있었네. 눈뜬장님이 별건가? 어디서 생경한 탄내가 솔솔 난다. 몇 번이나 재떨이를 열었다 닫으며 확인해도 별다른 것이 없고 방바닥으로 어디로 살펴도 찾을 길이 없는데 갑자기 배가 따끔하다. 염병, 담배 불똥이 난닝구까지 태우도록 몰랐으니... 아카시아는 후드득 피었다가 지고, 해당화도 피었.. 2023. 5. 30. 모처럼. 저녁 무렵 갑자기 찾아온 두통. -결국, 뒤적거려 먹다 남은 타이레놀 한 알 찾아 먹음. 10시 반. -10분 남짓 한여름 장맛비처럼 우당탕 쏟아진 비. 메일만 열어보다 모처럼 들어 온 방. -기분이 손님 같네. 원고 보낼 곳은 다 보냈고, -책상, 책장 정리 해야하고... 잘 시간에 뭔 커피인지... -그러고 보니 오늘 첫 커피네??? -그래서 머리가 아픈가? 하이고... 부질없다. 잡부 나가려면 자자. 202305222829월 RELAXING-피아노2023 수조 청소. 미국제비꽃 마당 이식. 설거지. 2023. 5. 23. 소사리 부근에서. 이쁜 외증조할아버지와 똑 닮았던 이쁜 외 왕고모 할머님. -어느 방학, 가마솥에 고아주던 조청과 호박엿. 뜰 지나 이 길 건너 어디쯤, 총각 불장난으로 맺은 문재 아저씨 처가 구멍가게. 지금은 큰길에서 동네로 들어가는 길이 어디쯤인지 가늠할 수 없는 외 왕고모님 댁. 이 동네 어귀 어디서 흙먼지 날리는 길을 한참을 더 걸어 찾았던 왕고모님 댁. -흙먼지 길을 한참 달린 버스에서 내려서도 한참을 아버지 손에 매달려 딱 한 번 찾았던 무언지 모르는 잔칫날. 지금은 몇째였었는지 여기 어디 무렵인지도 기억할 수 없는, 대소사에 집안 어른 역할을 도맡아 주시던 아버지 고모부님. 지금은 모두가 희미해진 기억의 길을 지나며... 잡부 나간 주인댁 아주머님, 폰으로 카바레 전자음악 올갠 메들리를 틀어놨다. 신세대 트로.. 2023. 5. 17. 이전 1 2 3 4 5 6 7 8 ··· 1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