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문득145 타이츠를 입다가 분기에 한 번씩 만나는 고등학교 친구들과의 모임이 있는 날. 날이 갑작스레 추워졌으니 출타하는 길을 단단히 차려입고 가야 할 일인데... 두꺼운 겨울 바지가 있기는 해도, 빨래하기도 귀찮은데 또 꺼내 후질르기 싫고. 청바지 안에 껴입을 방한 타이츠를 찾아 입었다. 그리고 보잘것없는 오늘의 내 허벅지와 이 허벅지를 감싼 그날의 방한 타이츠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측은지심" '그래, 모든 게 측은지심(惻隱之心)이었고, 지금의 내 불행은 친절하지 못한 내 시처럼 불쌍한 맘이 들지 않을 의미 없는 자폐의 미사여구가 되어 있기 때문이야...' 바람 거세던 그 겨울. 내 맘에 쥐여 준 핫팩. 아까워 터트리지 못하고 어디엔가 모셔두었는데, 어쩌면 다시는 불 붙일 수 없이 화석이 되어가고 있겠다. .. 2022. 12. 5. 들판을 지나다... 남들 쉬는 날이라고, 휴일 아침에 잡부 나서는 일이 유쾌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내 창자 어딘가에는 아직도 소진하지 못한 기름 덩이가 남아있는 모양입니다. 미세 먼지인지, 예보처럼 비가 오려는 것인지 을씨년스러운 하늘. 내 닿은 오늘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차창 밖 빈들의 풍경. 거기, 저 풍경 속 산 아래에 몇 해 전 떠난 선배의 글방이 있었습니다. ▶◀~ 나비야, 청산 가자 / 詩人 장시종 ~▶◀ ▶◀ 명복을 빕니다 ▶◀ 장시종 시인. 충남 연기(현, 세종시 조치원) sbs090607.tistory.com 낮은 집을 지어 서재를 들이고, 온갖 동상과 조형물 사이로 철 따라 꽃이 피던 잘 가꾼 마당이 있던... "돌아가시고, 가기 싫어 그냥 그대로 두고 있어요..." 형수님의 말이 아니더라도, 손길 잃은 화.. 2022. 11. 12. 신사. 김동길 ● 대학교수. 방송인. 정치인. 정치 평론가. 예능인. ● 1928년 10월 2일~2022년 10월 4일 (향년 94세) 60년 묵은 산삼과 술밥을 먹다 텔레비전에서 접한 부음. "어이 친구, 저 냥반도 총각여!" 우연하게 마주했던 어느날, 생각보다 큰 키에 멈칫 놀라며, 나도 모르게 "신사"라고 읊조리게 했던. 나비넥타이와 콧수염으로 기억 되는 이. 파란만장했던 인생여정이야 어쨌 건, 아버님과 동갑이셨던 어른. 14년 더 사셨네. 한 시대가 또 이렇게 갔다. '낙서/ㅁ마당' 카테고리의 글 목록 ■ 詩人 성봉수의 방 ■ sbs090607.tistory.com -by, ⓒ 詩人 성봉수 2022. 10. 6. 쥐꼬리 잡기 잡부 다녀와 새로 지은 밥에 약간 맛이 간 추석 탕국 데워 맛있게 먹고. 반찬 정리하려고 냉장고 열다가 눈에 띈 포도 한 송이. 삼월이 언니께서 주고 가신 게 얼추 한 달은 되었나보다. '먹어 치워야지...' 포장을 푸니 힘들 필요도 없이 알이 우수수 떨어진다. '무르고 곯았어야 포도주밖엔 더 되었겠어?' 대충 씻어 밥 먹은 그릇에 담아 미주한 순간, 꼬리를 물고 나타나는 쥐새끼들. "니가 아무거나 막 먹는다는 그 친구니? 그래, 남자는 그렇게 가리지 말고 다 먹어야지!" -물 말은 도시락에 신김치 반찬 전부를 풍덩 쏟아 넣어 개밥 먹는 나를 본 친구 기영이. 그 친구 어머님을 뵈었을 때 하신 말씀. "봉수! 사실은 받을까, 말까, 고민 많이 했었어!" -어느 날 하숙집 아주머니께서, 소개받은 하숙생이 .. 2022. 9. 2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청탁금지법 위반신고 기간운영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최근 5년간 기금지원사업부문 지원신청 예술인과 예술위 임직원을 대상으로 청탁금지법 위반신고 기간운영 캠페인을 9월 30일(금)까지 집중운영합니다. 심의·평가위원 및 예술위 임직원의 금품·향응·편의와 관련한 부패행위를 알고 계시다면, 구체적인 내용을 6하 원칙으로 작성하시고, 익명부패신고시스템 레드휘슬 (▷www.redshistle.org) 또는 아르코 신고센터 (▷https://www.arko.or.kr) 또는 감사실 전용 메일(cleancenter@arko.or.kr)을 통해 신고를 해주시면, 철저한 비밀보장과 함께 후속조사를 추진하여 소정의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입니다.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신고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부패행위 근절에 큰 힘이 됩니다. 2022. 9. 17. [리뷰] 톡딜 "쿨 젤리 팔각 벌집 방석" 벌렁 드러누워 폰을 꼼지락거리다가, "쿨(cool)"이라는 말에 꽂혀 을 주문했습니다. 톡딜을 몇 번(특히 마스크) 이용했어도, 이 상품처럼 배송이 늦은 것은 처음입니다. 코로나 재택의 여파도 있을 테고, 날도 폭염이 계속되니 물량이 달릴 만도 하다 생각하고 군말 없이 기다렸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염병, 여름 다 가고 날 선선해지면 보내주려나?' 라고 툴툴거리기도 했습니다만, 칼국수 한 그릇 값도 안 되는 단돈 7,000원이니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물량이 달리는 이유가, 개그맨 염경환 씨가 유사한 상품을 홈쇼핑에서 기만 원에 판매하고 있으니 "유통 과정의 군더더기 비용을 뺀 가성비 있는 제품"이라는 기대하고 많이들 주문했나 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저 역시도 그런 기대를 하고 주문했.. 2022. 8. 12. 사랑안해 백지영-사랑안해 2022. 7. 24. 속엣말. 빗소리를 들으며 술을 넘기다가 아버님 유품 시계를 들고 밥을 준다. "동철이가 '시계 밥 주고 자야 해요'라고 하면서 자려고 누웠다가 갑자기 일어서더라. 어쩌면 어린애가 그런 것도 잊지 않고 챙기는지 기특하더라" 서울, 약국 큰 이모 아들 동철이. 그러니까 내 이종사촌 동갑내기의 무용담을 외할머님께 건네들은 말씀을 내게 하신 어머님. "너도 그럴 수 있겠어?" '어마마마, 시계가 있어야 밥을 주지요!'라고 속엣말로 대답했지. "주환네 애들은 하루에도 구판장을 몇 번씩 드나들며 주전부리하던데, 니들 애들은 어쩌면 한 번도 그러지 않고 어쩌면 그리도 점잖니?" 큰 외삼촌의 아들 주환이 형. 그러니까 내 외종사촌 형. 객지에서 직장생활을 하시던 큰 외삼촌 아이들과 나와 동생이 방학을 맞아 모처럼 할머님 댁과 .. 2022. 7. 15. ★ 카카오 통합 계정 생성과 다음 블로그 티스토리 이전하기 ★ 다음 블로그가 서비스 중단을 예고하고 티스토리(tistory)로의 이전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7월 4일로 신규 블로그 개설은 중단된 상태고요, 신청 순서대로 블로그 이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청하지 않은 블로그는 9월 30일로 폐쇄되고요, 폐쇄된 블로그의 데이터 백업 여부는 이메일을 통해 순차적으로 공지한답니다. 다음 블로그의 티스토리 이전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공지글 확인하시면 되겠고요. ★ 다음 블로그 종료 ★ ★★★ 다음 블로그 종료 ★★★ 오는 9월 Daum블로그 서비스 종료 및 티스토리 이전 안내 안녕하세요. Daum블로그 담당자입니다. 그동안 Daum블로그 서비스를 이용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 blog.daum.net 이전 작업을 하기 위해 선행되는 [다음 계정]의 [카카오 계.. 2022. 7. 13. 각계역(覺溪驛)에서. 첫차에 오른다. 기차가 떠난다. 학창 시절, 통근차로 불렸던 완행열차 비둘기호가 떠오른다. 운영 또한 그러한 듯, 폐쇄된 일부 역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역마다 정차하는 것 같다. 각계역(覺溪驛) 반생을 더 살았지만, 이곳에 정차하는 것도 처음이고 지명 또한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작은 호박만 한 내 머릿속에 담긴 나름의 상식과 지식. 나를 만들고 나를 지탱해준다고 믿는 그 경험의 데이터들이, 얼마나 편협되고 보잘것없는 것인지 자문한다. 충북 영동군 심천면 각계리. 지명에 담긴 사연은 알 길 없으나, 내게는 자꾸 각개(各個)로 읽힌다. 이 무인역에 멈춰 생각하는, 어쩌면 내 노정의 괄호를 닫는 방점인지 모르겠다. 서울시스터즈-첫차 ☆~ 詩와 音樂 ~☆ :: 플레이바에서 음원 다운로드 하는 법 (.. 2022. 7. 5. 사주, 팔자. 저녁상 밀어 놓고 본능에 충실해 아무렇게나 쓰러져 스르르 잠드는 달콤함의 크기는 잠시. 나머지 밤새 내 죽음을 깨우는 TV의 소음과 형광등의 불빛... 이렇게 달콤한 본능에 잡아먹히고 맞은 아침이면, 어김없는 육체적 불편함과 심리적 불쾌함. 숙변을 달고 사는 것 같은... 현관문과 부엌문을 열고 선풍기를 서재로 옮겨 놓고 첫 담배. 부엌문 앞의 짝짝의 슬리퍼 한 켤레를 보며 문득 든, "어쩔 수 없는 팔자" 그리고 잔잔한 노여움. 언제부터인지, 아침마다 동네 어디서 들리는 까마귀 울음소리. ※폰에서 작성. 샘에 가서 물이나 좍좍 뿌리고 오자. 2022. 6. 26. 두 죽음 (강수연, 김지하) 하루 사이로 세상을 떠난 두 사람, 영화배우 과 시인 . 한 사람은 처럼 함께 늙어가며 세월을 함께 한 이고, 한 사람은 범접할구 없는 또는 으로 바라보던 이. 한 사람의 영화 같은 주검 앞에서는 그 쓸쓸한 마지막에 "가슴 아팠고", 한 사람은 별다른 감정 없이 덤덤하게 "운명하셨구나"라는, 서로 다른 소회.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로 급사한 것과 오랜 투병 후 병사한 것이 서로 다른 감정을 부른 이유이기도 하였겠지만... 평생 몸 담았던 선후배 동료들로부터 존경받으며 으로 치른 의 장례와, 그렇지 못하고 으로 치른 시인의 상반된 모습에서 이런저런 생각들. 물론, 김지하 시인의 에 내가 모르는 어떤 사연이 있으려니 생각하지만 어디서건 이 었던 그의 삶이 참 측은하다는 생각. 내가 『황토』와 『타는 목마름으로.. 2022. 5. 18. 바람부는 산사 부처님 오신 날. 코로나로 인한 주지 스님의 급작스러운 열반. 거리두기가 완화되었음에도 걸린 연등이나 법회 참석 신도가 헐렁한 것이, 평생 사찰을 떠받친 대들보가 무너진 여파가 크다. 그래도 올해는 법회 마치고 된장국을 곁들인 비빔밥으로 점심 공양을 했고, 나눠준 비닐봉지를 들고 귀가. 세수 일흔 이셨는데, 하산길의 산중턱에 스님의 부도에 마주 서니 "산 것도 죽은 것도 모두 내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 선대 "행법 대종사"에서부터 "정오" 스님까지. 부모님부터 나까지 스승과 제자로 이어진 2대의 연, 이젠 거미줄에 매달린 가을 낙엽 같다. 월현사 세종특별자치시 연서면 동산길 28-60 (연서면 기룡리 328-4) place.map.kakao.com 20220508부처님오신날/ 어버이날 정목스님-바람부는.. 2022. 5. 10. 100주년 어린이날을 축하하며. 옛말에 "상투를 안 틀면 어린애"라 했으니, 100주년의 어린이날 중, 쉰 하고도 아홉 해를 함께 하는 친구 둘. 축하받을 날이다. 이 경사스러운 날을 앞둔 어젯밤, 그냥 넘기기 서운해 어른인 내가 까까 하나씩을 입에 물려줬다. "사십 년 묵은 산삼"이라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반백 년도 지나고 냘 모레면 육십 년 묵은 산삼이다. 심이 박히고 물이 고였는지 어떤지 모를 일이지만, 아직은 오십 대. 씩씩하고 튼튼하게 자라나길 빈다. 2022년 100주년 어린이 날에. 윤석중 작사 작곡-어린날 노래. ▶https://sbs150127.tistory.com/entry/플레이바에서-음원-다운로드-하는-법 [☆~ 詩와 音樂 ~☆]◀ 2022. 5. 5. Remember 0416 Remember 0416 2022. 4. 16. 고운 이를 보내고... " 고운 이를 추모하며. ☆~ 이기, 환자가? / 바람 그리기 ~☆ 여보, 작은 댁! 늦팔자가 좋은 겨 어쩐 겨? 그리 빨빨거리고 조선천지 다 싸돌아댕기니, 염라대왕이 데려오라 시켜도 못 찾고 그냥 가서 저승사자 벌 받것 blog.daum.net 섭섭하고 안타까운 마음. 그러나 내가 어쩔 수 없는 이별. 그 속상함에 나와 마주 앉은 혼술. 장날, 세 포트의 꽃 모종을 옆에 두고 그렇게 혼술을 하고 돌아왔다. 대문 앞 화단에 꽃 모종을 심고 들어와, 외등 불빛 아래 나를 감추고, 옛사람이 되어버린 얼굴을 잡고 한동안 말없이 앉아 있었다. 2022. 4. 5. 위리안치 오돌개처럼 검던 머리칼. 자고 나면 쑥쑥 자라는 데다가 반 곱슬이니 마치 파마를 한 것과 다를 것 없었으니, 오죽하면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아주머니께서 "한번 만져봐도 될까요?" 소리를 했을까? 특별히 작정하고 기른 것은 아니고 그냥 내버려 두었더니 그리되었는데, 왜 예술가들의 머리칼이 극과 극인지 자연스럽게 이해되기도 했던 시절. 이젠 나이를 먹으니 하는 행동은 그대로인데 머리칼은 자라지 않는다. 게다가 한 몇 해를 집에서 직접 탈색제로 머리통에 불이 나도록 못살게 굴었더니, 이젠 그 후유증으로 정수리 부분에 탈모 증상까지 보인다. "스트레스성 탈모"이기를 바랬지만, 상태가 그냥 그대로이니 자업자득이다. 잘 자라지도 않는 데다가 반 곱슬이니 마치 찜질방 양 머릿수건이라도 두른 듯 개판 오 분 전이다. 겨.. 2022. 4. 3. 올 기억, 온 기억, 부른 기억. 그해 봄비 내리던 날. 아버지는 우비를 입고 보도블록을 걷어 낸 마당에 잔디를 심으셨다. "왜 하필이면 비 내리는 날..." 하필이면 비가 내리는 날 날구지를 하시는지 알 수 없기는 퇴근하시는 어머님도 마찬가지였다. 날이 거의 어두워져서야 일을 마친 아버지는 입고 있던 흙물 든 우비를 벗어 빨아 널었는데, 말렸다가 비 오는 날 도로 입으면 다 지워질 듯싶은데 왜 그러지는 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봄비 내리는 마당에 아버지께서 잔디를 심으시던 그해. 아버지는 시흔 아홉이셨고, 방 안에서 종일 게임을 하던 나는 전역 대기 휴가 중이었던 스물셋의 청년이었다. 아내가 어제 건네 놓고 간 까까를 먹는데, 언제인가 맡아본 냄새다. 언제 어디로 왜 가던 길이었는지 지금은 기억 없는 그때, 잠시 차가 멈춘 곳에서 .. 2022. 3. 18. 백종원 소금 김밥 부엌 개수대에 산더미처럼 쌓인 설거지. 그 안을 헤집고 달그락거릴 만큼 배고프지는 않고... 그냥저냥 뒹굴뒹굴하다 보니 10시가 지났다. 어슬렁어슬렁 슬리퍼를 끌고 편의점으로 향한다. 장사가 잘되어 재고가 없는 건지, 장사가 신통치 않아 입고가 적었던 건지... 네 군데 편의점을 돌아 손에 쥔 김밥 두 줄과 어묵탕. 김밥천국 김밥보다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왔지만, 요즘 모든 음식값이 올랐으니 상대적으로 가성비를 얻은듯싶은데... 하, 짜다 짜다 못해 쓰다. '내 입맛이 그런가?" 아니면, 미각을 교란하는 향신료라도 넣었나? 그래도 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입에 소금을 물고 우적거리는 듯싶다. 불고기 김밥은 그냥저냥 먹을 만한데, "백종원" 상표가 붙은 그냥 김밥은 도저히 못 먹을 정도로 짜다. 무.. 2022. 2. 28. 해태 외출때는 귀 따신 것이 습관 되어, 집에서는 구석마다 쌓여 뒹구는 머리칼 때문에, 손에 잡히는 대로 쓰는 벙거지. 그 만만한 벙거지를 찾아 헤메길 사흘. 거실에 안장 노트북 잡고 꼼지락 거리다가 새로 세 시가 넘어서며, 커피 한 잔 타들고 서재 문을 여는데... 의자 머리받이에 걸려 있는 내 벙거지. 눈이든 머리든 해태임이 분명하다. 나만 모르는 그 무엇, 남들 앞에 혼자 잘랐거니하며 얼마나 질질 흘리고 다니는 걸까? 202202162801수 ost - Just That Same Old Line (가방을 든 여인) 2022. 2. 17. 웬만하다. '깨끗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약 먹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예전에 해보셨으면 그때 들은 말 없으십니까?" 초음파 검진을 하던 의사가 간을 훑던 영상을 멈춰 놓고 묻는 말에, 십여 년 전의 기억을 되살려 대답했다. "예, 지금 제가 드릴 말씀과 똑같습니다. 일단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은 분명하고요, 요기 요건 제 판단에는 혈관종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일단 추적관리는 필요하니 내년에 꼭 다시 찍어보세요" 조직검사 결과 보는 날. 지난번에 일정이 빡빡해 함께하지 못했던 복부 초음파 검사를 했고, 강낭콩만 한 것 6개 떼어 낸 대장 용종의 결과도 선종으로 통보받았다. 결과가 나온 일부 혈액검사 역시, 추적 관리가 필요할 수준이지만 약물에 도움받을 정도는 아직 아니라고 하고... "원낙.. 2021. 12. 22. 꼬리에 꼬리를 물고. 8시부터 새로 3시까지. 정확하게 일곱시간 걸렸다. 쏟아 놓고 보니 꼴 보다 어찌 많던지, 시작했으니 마무리는 지어야겠고... 뭔 생고생인지 죽을 뻔했다. 토란을 까는 내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 결국은 내 욕심으로 편히 모시지 못했던, 모든 게 후회스럽기만 한……. 202112042928토 김경남-님의 향기 2021. 12. 5. 火葬有感 메주콩을 삶는다. 불을 지핀 김에 오래된 집 여기저기에 널려 있는 자질구레한 것들을 거둬 모두 태웠다. 곰팡이 핀 시래기부터 종이와 나무 부스러기까지. 앵두나무를 휘감고 한 해를 보낸 나팔꽃 덩굴을 훑어 화덕에 집어넣는 순간 떠오른 "꽃씨 한 알에는 우주가 담겨 있다"라는 시구. 아... 도교에서는 "화장(火葬)"에 대해, "길지봉덕"도 없지만 "흉지악연"도 없다고 했는데, 타들어 가는 나팔꽃 씨를 바라보며 그 이유가 온전하게 몸에 닿았다. '그냥 두었더라면 내년 또 후년 봄에... 싹을 돋고 덩굴을 벌고 꽃을 피워 비를 부르고 바람을 그리며 햇살을 맞는 우주의 운행을 세세 해년 이어갔을 텐데, 나로 인해, 이 소각으로 인해 무량한 세월이 담겼을 우주가 끝을 맺는구나!' 그러면서, 불가 스님께서 입적 후.. 2021. 11. 29. 무릉도원에 달팽이 납시다. 첫 수초가 활착에 실패해 녹아버려(₩3.000) 다시 구입해 이식한 수초(₩9.000). 자고 나면 눈에 띄도록 움쑥움쑥 버는 모습이 기특하더니, 근래 들어 줄기가 녹아 떨어지는 모습이 보인다. '이상하다?' 어항을 큰 것으로 새로 사는 바람에 이전에 쓰던 조명이 광합성하기에 조도가 모자라는가 싶어 어항 크기에 맞는 크기로 새로 장만했고, 산소 발생기도 새로 주문해-다이소에서 ₩3.000짜리 중국산 저가 상품을 사 사용했더니 소음이 어찌 심한지 경운기 굴러가는 소리가 난다. 그도 그렇지만, 소리 자체도 불규칙하게 자꾸 변하니 혹여 불이라도 날까 외출 때마다 불안하던 차다.-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는데... 물멍 중에 어항 유리에 붙어 있는 깨알 같은 것에 무심코 눈이 간다. '뭐가 묻었지?'.. 2021. 11. 13. 이전 1 2 3 4 5 6 7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