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카테고리의 글 목록 (6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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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145

지금 유감. 밤비 나리는 오래된 집 마당. 키가 웃자란 달맞이꽃이 척척 휘었다. 응달 아래의 담벼락. 볕을 향한 본능이었겠지만, 그 갈구가 늘인 키로 오늘이 위태롭다. 그의 이 지금을 부른 그때의 지금이 옳은 것이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만, 그때의 지금이 오늘의 지금에 이리 닿으리라고는 알 수 없었을 일이다. 지금. 어제의 노두를 무심하게 밀어내며 돋는, 오늘의 새순에 비치는 순간의 햇살일지도 모르겠다. 송창식-비의나그네_사랑이야mix 2021. 6. 4.
무병이라도 앓는 듯... 한식 지나 보식한 떼가 어떤지, 겸사겸사 부모님께 다녀오려다 발길을 돌려 용암저수지만 한 바퀴 돌고 귀가. 신록의 기운을 받아내지 못할 만큼이던지 그 기운이 지나쳤던지. 돌아와 저녁 먹고 그 자리에 픽 쓰러져 무병이라도 앓는듯 잠들었다가 06시 기상. 옥상 올라가는 문 경첩이 고장 난 것을 보고 혼자 혀를 찼더니, 드디어 자동차 조수석 도어락까지 고장 났다. 손만 데면 고장 나는 희한한 저주의 손. 30년, 그 기운을 받아낸 내 형편은 어떠한지…. 메인보드-80만 원:수리 포기. 타이어-50만 원(한국/공임 포함):견적만. 고민 중. 우측 도어락-4만 원(부속만):부속 주문. 무우, 퐁퐁, 식초, 위생팩. 아점 챙겨 먹고 수리하러 가 보자. 2021. 6. 2.
그 밥에 그 나물. 일요일 늦은 밤. 여자가 안채 부엌에 건너와 덜그럭거린다. ? "내가 지난번에 일요일 제사라고 말했잖아요? '??? 뭔 소리여?' 아니라고 말 안 했다고 혼났다. 오늘 초야. 어제 지어 놓은 메와 탕을 고인다. '말 안 했어?' "했는데..." 바로 전까지 켜져 있던 방위병 아드님 방 불이 꺼져있다. 그 나물에 그 밥. 종갓집 맏며느리 참 훌륭하다. 내가 소멸하는 날, 방안 젯밥을 나에게 물려주고 먼 조상이 되실 어른, 고조부님. 그 생멸의 인연을 생각하면 기제사를 모실 때마다 매번 감회가 새롭다. 비가 한차례 제법 쏟아졌다. 2021. 5. 25.
푼수 오반장. [병원] "어지럽거나 기운이 빠지거나 하지 않아요?" '녜' "붓는 건요?" '전혀요. 지난 두 달, 높게 나온 데다가 근래에 두통으로 잠에서 깬 것이 두 번이나 되고 평소에도 좀 그렇고...' "혈압하고 두통하고는 상관없습니다. 혈압이 기복이 심하네요. 요즘 스트레스받는 일 있으세요?" '사는 게 스트레스죠. 목 디스크가 심해진 건지 어떤 건지 모르겠지만 찜찜해서요.' "원래 몸 아픈 곳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혈압이 올라가게 돼 있어요. 보통 10~20% 정도" "알았어요. 잡수시던 약이 가장 약한 약이었어요" [약국] "어, 약이 바뀌셨네요? 요즘 혈압이 높으세요?" '녜. 조금... 며칠 전, 동창이 똥간에서 쓰러져 하직하기도 했고... 뭐' '이 약 많이 먹는 약인가요?' "녜, 많이들 잡수셔요" .. 2021. 5. 21.
가는 길.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요양병원의 어머님을 창 너머로 뵙고 오신 김 작가님. 이젠 완전하게 못 알아보는 어머님을 뒤돌아서며 눈물을 훔쳤단다. "인생이란 게 참 더럽네!" 냉동실에서 꺼낸 아이스바가 입에 착착 감긴다. 이름을 적어 놓으려고 막대를 챙기는데 무언가 익숙하다. 아, 아버님 유품 노트 안에 쓰여있던 과자 이름. 아... 그러셨구나…. 2021. 5. 13.
참새 짹,짹, 반나절 잡부 품 팔고 돌아와 처삼촌 묘 벌초하듯 씻고 건너와 자싯물통에 담가놓고 간 설거지부터 하고 습관처럼 서재에 앉는다. 아무래도 서재에 빛이 너무 조금 드는 듯싶어 차양에 끼워 놓았던 스티로폼 한 조각을 어제 빼버렸는데, 빗방울 떨어지는 모습이 더 생생해서 좋긴 한데 이웃집 벽에 매달린 에어컨 실외기와 창이 한눈에 들어와 영 거슬린다. 어차피 하늘도 보이지 않는데, 비 그치면 도로 끼워 놓을까 어쩔까... 중얼거리며 생각하니, 밤낮을 뒤바꿔 사는 인간이 볕 타령하는 꼴이 우습다. 비를 맞으며 품팔다가 문득(정확하게는 오랜 생각이지만) "비 피할 곳이 없는 야속한 세상"이라는 자조. 요즘의 건축물은 하나같이 두부모 잘라내듯 반듯하니, 소나기라도 만나면 비 피할 곳이 없어 난감하다. 남의 집 처마 아래.. 2021. 5. 10.
별을 보던 곳. "막걸리 한잔하고 가지?" 잡부 일당을 마치고 돌아오다가 작업 완료 알려줄 겸 시공주가 운영하는 업장에 덩달아 들어섰다. 저녁을 권했지만, 점심으로 먹은 짬뽕이 어찌나 짜고 맛이 없던지 당기지 않는다. 일단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시킨 굴전(정확하게는 굴 튀김)과 매실 막걸리. 미식가이자 편식가인 오야. 일단 내가 시켰으니 마주는 앉았어도, 굴전을 딱 두 개만 어쩔 수 없이 먹고 박지와 밑반찬만으로 안주 삼는다. "성시인, 많이 먹고 오늘 집에 가서 힘 좀 써" '오야님, 사리 서 대는 생긴 몸이올시다' 현장에서 챙겨 수선화가 담긴 비닐봉지를 덜렁거리며 밤길을 걸어오는데, 나도 모르게 입에서 터져 나온 김창완의 "독백" 아무리 빈 속이었지만, 막걸리 두 되에 술이 올랐나 보다. 1981년. 온통 논밭이었던.. 2021. 3. 14.
그리움에 고하다. 밤부터 종일 내리는 비. 한해 농사를 준비하는 분들에게는 가뭄의 염려를 덜어줄 만큼은 되는 듯 싶다. 빛을 막아 놓은 이 일상의 울 안에 웅크려 있는 것이 왠지 죄스럽다. 현관을 열어 놓고, 서재의 창도 열어 놓고 음악을 들으며 앉았다가 그마저도 가는 겨울과 맞을 봄에 대한 예의가 아닌듯싶어 처마 아래로 나선다. 빗소리와, 바람종과, 서재 창을 넘어서는 방미의 목숨을 들으며 담배를 먹는다. 왠지 모를 이 미안함과 죄스러움. 곰곰 생각하니, 그리움인듯싶다. 앙금처럼 가슴 저 아래에 얼어 웅크렸던 얼굴들, 이 비와 이 바람에, 경직된 망각의 외면이 스르르 녹아, 가슴 저린 기억의 물감이 되어 번져간다. 아, 이 비와 바람은 보고 싶음이다. 보고 싶음의 아우성이다. 나를 잊은 어제의 얼굴아…. 봄은 그리움으로.. 2021. 3. 1.
쌍화탕 쌍화탕 작년에 고생했던 생각에 쌍화탕을 함께 사서 돌아오며 아예 술 한 모금을 했다. 술기운에 아침까지 똑 떨어지면 그냥저냥 지나가겠지…. 라는 생각였는데, 눈을 번뜩 뜨니 1��blog.daum.net 폰에서 들어와 링크만 걸고 갑니다. 양해 바라고요, 오늘도 좋은날 되세요. 2020. 10. 6.
두물머리에서. 누가 오란 것은 아니지만, 조선 땅 밖으로 한 발짝도 내딛어보지 못한 체면은 덮게 생겼다. 합수. 합수를 지키고 선 400년 고목. ...외에 뭔가는 있겠지. 적어도 두 시간은 지나야 일출이라는데, 지금 이 자리에 어떤 액션으로 머물러야 하는지 난감하다. 참... 껑충 뛰어 노루 ××라더니, 이런 미친놈이 세상천지 몇이나 될까? 홍길동도 아니고…. [奇行] 두물머리에 내리는 비 휘청이는 거리. 그 안타까운 "지금" 아직도 내려놓지 못한 이름을 잡고 휘청이는 거리에 서 있겠다는, 짐작이 실체로 확인되는 순간. '아... 어쩌면 영원히 그날에 멈춰 서서 단 한 발도 내 blog.daum.net 2020. 8. 22.
잠깐에... 약속한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다, 따뜻한 커피 한 잔을 포장해 들고.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는 호숫가 한적한 구석에 차를 세우고 앉아, 담배를 먹으며... "아주, 잠깐..." 2020. 8. 4.
좋은 아침 입니다~! 비가 엄청 많이 와요. 비가 이리 오니, 그릇 들고 밥 푸러 건너채로 건너가기는 귀찮고... 삶은 달걀도 하나 있겠다, 컵라면에 불 부어 놓았습니다. 이제 요강 부시고, 세수 하고 오면 되겠어요. ㅎ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해서 쥐송합니당~!🙏 *손톱에 봉숭아 꽃물, 엄청 잘 들었쥬? 이리 진하게 비방을 새겼으니 첫 눈오기 전 올 남은 한해동안, 구신이 장난은 몬하것슈! 2020. 8. 3.
우울한 날. 방법이 없다 하니 어쩔 수 있나... 잇몸이 녹아 빠져 버린 앞니에 보철을 해 넣으려면 방법이 없다니 어쩔 수 있나... 남아 있는 옆의 어금니 속에 치조골이 다 녹았으니 뽑아내고 골 이식을 하고 그 자리에 임플란트 두 개를 시술을 하고, 그렇게 4개월이 지나 잘 이식이 되었으면 그것에 걸어서 앞니를 해 넣어야 한다는 걸 어쩔 수 있나... 십 몇년전 난생처음 치통으로 찾아갔을 때, 똑 같은 소리를 하며 어금니 두 개를 뽑으라 하는 것을 하나만 우선 뽑자며 내버려 두고 여태 잘 써왔는데... 앞니 빠진 중강새로 살아갈 작정이 아닌 다음에야, 속에서야 상태가 어떤지 모르는 성한 이를 몽땅 뽑아야 하는데야! "으드득.. 지지직..." 후... 얼굴 반 쪽은 여태 남의 살이고 입 안에서는 피 비린내가 아직 멈.. 2020. 7. 27.
연리지를 바라보며 많은 비가 올 거라는 예보. 그렇지 않아도 지난 며칠의 비에 걱정스러웠던 차라 삽을 챙겨 선영에 다녀왔습니다. 아버님 살아 실제, 선영을 살피러 가던 날이면 의례 도시락을 먹던 자리. 비탈진 응달이라서인지 나무 밑동은 그대로이지만 가지는 많이 벌었습니다 "연리지" 그 나무를 바라보고 서서 '엄해야 만 했던 한 남자의 숨겨둔 정을 생각했습니다.' '그 정의 깊이를 알아채지 못한 어리석었던 나를 생각했습니다.' 연리지 아래에 서서 전생과 현생과 후생을 잇는 한 몸이면서 한 몸일 수 없었던 내게서 떠나간 연을 생각 했습니다. 20200718토/선영아래시냇물소리 2020. 7. 19.
비 나리는 처마 아래서 "어디를 그리 바쁘게 가셔? 얼른 들어와 비나 뻐끔해지걸랑 가셔!" "죄송하지만, 잠시 비 좀 피하고 가겠습니다" 비단 문학작품의 내용이 아니고 불과 십 수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들 일상에서 흔하게 벌어지던 광경. 하지만 지금은 문학작품 안에서 조차 찾아 보기 힘든 단어 "처마" 변해가는 것이나, 변한 것에는 뭐랄 것 없이 그럴만한 사연이 있기 마련이지만. 일상은 물론이고 문학 작품 안에서 조차 귀하게 된 "처마에 대한 문장"을 생각한다. 금싸라기가 되어버린 땅의 "용적률에 대한 효용적 적용" 때문이기도 했겠고, 정보화된 사회에서 쉽게 접하는 "일기예보"와 모든 것이 풍족한 세태에서 흔하디 흔한 "우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주점 문을 나서 담배를 먹던 짧은 순간에, 초등학교 하굣길에 맛딱뜨린 소나기를.. 2020. 7. 15.
누가 시켜서 하랴만... 뿌리 끝으로 점점 말라 가는 난. 겨우내 물 한 모금 얻어먹지 못하고도 저 혼자 꽃을 피우고 지더니 잎새 끝에서 붙기 시작한 불이 간신히 잡고 버티어 선 생명의 심지를 잘라내고 있다. 부모님 돌아가시고 어차피 분갈이 한번 해주지 않았으니, 어차피 제 살 파먹으며 간신히 버티고 선 형편이었다 해도. 그래서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 이유이지만, 봄가을로 '들여놓았다 내놓았다' 하는 일들이 부질없다 싶어 계절이 두 번 바뀌도록 모른척하고 지냈는데... 못할 노릇이다. 결국 밖으로 내놓았다. 바람을 타고 햇볕을 안고 시원한 공기도 마시면서, 또 한 시절 살아내게 되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단 한순간도 멈춤 없이 쏟아질까?' 아무리 장마라하지만, 지난밤엔 쉼 없이 쏟아지는 비에 사로잡혀 밤을 났다. 누가 시켜.. 2020. 7. 14.
용암 저수지에서. 책 두 권을 챙겨 집을 나섰습니다.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챙겨 호수 한적한 곳에 멈춰 책을 펼칩니다. 간간 담배를 먹고, 바람에 안기고, 부서지는 물결에 맘을 던지고... 선산 근처 도로에 멈춰서 잠시 바라보다 왔습니다. 날이 더워, 올라갈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지나쳤는데, 책을 읽는 내내 한쪽의 맘이 편치 않고 죄스럽습니다. 해가 서쪽 산 위로 기울어졌습니다. 아직은 해가 길어 이 시간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슬슬 돌아갈 채비를 해야겠어요. 술밥을 먹을지 어쩔지, 가는 길에 생각해봐야겠습니다. 2020. 7. 6.
꿀 떨어진다, 꿀! 사람이 버글거리는 주말의 집안. 제 입에 보태질 먹거리의 확률이 높아진 기대일까? 삼월이가 덩달아 신이 났다. 오랜만에 오래된 집 마당 한 편의 낡은 의자에 커피를 잡고 앉았는데, "물고, 핥고, 매달리고..." 난리다.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으로 바라보는 삼월이" 이 시간도 언젠가는 기억 속으로 사라질 일이겠지만, 함께 하는 동안 만이라도 늘 이 모습이길 빌어본다. ★~바/람/그/리/기~★ ♤~詩人 成奉洙의 獨白 ~♤ -2010/06/14/28:00- blog.daum.net 2020. 7. 5.
거울의 기억, 명수 형. "동생, 어디야? 시간 돼? 온 김에 얼굴 보고 싶어서..." 서둘러 잡고 있던 원고 마무리하고 약속한 로터리 금광당 앞에서 만나 찻집에 앉았다. 변함없는 모습. 짙은 보라색 정장. 살아온 이력을 대변하겠지만, 감히 누가 이런 복장을 소화할 수 있을까? 루비가 박힌 금장 시계. 주먹만 한 반지. 화려한 꽃무늬 타이에 셔츠와 색을 맞춘 포켓 스퀘어는 가히 화룡정점이다. 이런 코디를 한 형수나, 소화하는 형이나 참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굴곡 없는 삶이 어디 있겠냐만, 깊게 파인 주름이 천박하기는커녕 멋스럽다. 나도 저 나이 때까지 저렇게 건강하고 당당할 수 있을까? 16년 후에 거울 앞에 서면 말이다. c시로 돌아가기 위해 기차역으로 향하는 형과 헤어져 모기향과 담배를 사고, 싸전 입구 탁주 집에 홀로 앉았.. 2020. 7. 3.
밤꽃 냄새 가득한 마당에서 비 나리는 마당. 읽던 책을 엎어놓고 현관문을 열자 밤꽃 냄새가 진동한다. 이 빗속의 도심에, 어디서 찾아 나선 그리움일까? 왠지 정갈해져야 할 것 같은 마음. 샘에 나가 더께 같은 포기의 망각을 뿌득뿌득 씻고 들어왔다. 거울 앞에서 물기를 닦으며, 내 동공 저쪽에 갇혀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름을 어루만진다. 커피를 타 참선하듯 침묵한다. 귓불을 떠도는 행길의 소음... 그 모두가 산중의 새소리 바람 소리 휘도는 빗방울 끝에 머문 풍경의 느린 울림만큼 평화롭다. 며칠 전, 외출을 마치고 귀가하던 길에 잠시 멈춰 바라보던 그 호수의 바람 소리를 떠올린다. 책 한 권 들고 삶은 감자 두 덩이를 점심으로 챙겨 집을 나서고 싶었던 아침. 어쩌면 이렇게 다가와 망각의 앙금을 뒤흔들어 놓을 밤꽃 냄새를 피하고 싶었.. 2020. 6. 12.
돌려 막기 녹두전의 기억성봉수님의 스토리 *녹두전을 먹으며.내 대책 없고 방향 없는 방종도 부럽다면,'그 포기 않는 자유의 의지는 존중하나, 부러우면 지는 거다' ㅎ ㅎ ~.#녹두전 #혼술 #그리움은가슴마다 #그것이문��blog.daum.net 2020. 6. 9.
내 손에 쥔 떡 삼월이가 대문 쪽을 향해 어김없이 부복하고 있다. 삼월이 언니가 퇴근할 시간이 되었나 보다. "아이, 왜이랴? 절루 가!"라고 할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기다림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 행복해야 할 일이 아니던가? 그래도, 죽어도 모르는 것은 모르고 살아가는 것도 있느니, 내 손에 쥔 것이 떡인지 똥인지…. 참 더웠던 하루가 갔다. -적우의 기다리겠소를 들으며. 2020. 6. 9.
모기를 잡자 어젠 술밥을 먹고 비를 맞으며 돌아와 빤스 바람에 초저녁부터 고꾸라졌다. 모처럼 실컷 잠잤지만, 입 돌아가지 않은 게 다행이여. 내겐 참 인색한 잠. 주인 잘못 만난 육신이 늘 고생인데, 그 인색했던 잠을 포식했으니 5시쯤 눈을 떠 꼼지락거리다가 할 것도 없고 심심해서 6시 반쯤 밥 한술을 말아 앉았다. 부쩍 더워진 날씨. 그래서 별안간 많아진 모기. 그래서 가 되는 건 아닌지, 염려하는 내용의 뉴스가 흐른다. 귀는 뉴스로, 입은 밥으로, 눈은 상 앞으로 향하다 번뜩! 하... 귀곡성이 따로 없고, 긴급출동 24시의 주인공이 따로 없다. 이게, 사람 사는기가? 혹시 모르니, 코로나 치료제나 나오걸랑 치워야것다. 바퀴벌레 잡는 모기는 없나? 머리 좋은 KIST 연구원님들, 바퀴벌레 잡는 거미줄 치는 거미 .. 2020. 6. 7.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볕이 기가 막히다. 장독 뚜껑을 열러 옥상으로 향하는 걸음을 앞장섰던 삼월이. 독을 열어 놓고 내려오니 따순 볕을 찾아 앉아 계시다. (털 달린 짐승이 덥지도 않나?...) 속엣말을 하며 돌아서는데 소리가 난다. 무슨 소리인가 살피니, 어랏! 삼월이가 앉아서 사료를 잡수시고 있다. 얼마전까지 만 해도 이러하셔서, 라는 별호를 얻었던 삼월이가 말이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여요 2020.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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