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와 音樂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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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밝았다~! 정리해 놓은 카테고리로 들어가지 못하고 스팸으로도 분류되지 않고 쌓여 있는 잡다한 메일들. 그래서 맘먹고 열어보지 않으면 발신지만 훑어보다가 그냥 지나치게 되는 잡다한 메일들. 오늘 그 메일 중 며칠 전 도착한 하나를 무심코 열어 확인했다. 지금 기억으로는 얼추 십 오육 년 전에 청탁이 왔던 곳. 보낸 시가 편집 오류로 두 행이 한 행으로 붙어 출간되었던 종합문학지. 그래서 발행인에게 전화해 개지랄을 퍼부었던 곳. 창간하고 몇 해 되지 않은 무렵이었으니 "계간도 아니고 월간이 몇 해나 가랴..."는 의구심으로 관심에서 멀리 두었던 곳. 그러는 동안 발행인의 연락처가 바뀐 것도 모르고 지냈던 곳. 그런 곳에서 청탁서가 도착해 있다. 지금까지 폐간되지 않고 발행되고 있다니 괜히 머쓱하고 미안하다. 프로필에 .. 2023. 7. 24.
☆~詩가 된 音樂~☆ 하이난 사랑 / 권성희 하이난 사랑 코발트빛 바다 늘어진 야자수 아래 아롱만 해변에서 처음 만난 남국의 아가씨 칵테일 한 잔 두 잔 정들어 가는 하이난의 밤 분위기에 취해서 그 사랑에 취해서 잊을 수 없는 정든 밤이여 부서지는 파도 소리에 둘이서 새긴 그 사랑 젊음이 불타는 하이난의 밤 아~아~ 잊지 못할 하이난의 밤 검푸른 파도가 춤추는 야자수 아래 아롱만 해변에서 처음 만난 남국의 그 사람 연분홍 와인 잔에 정들어 가는 하이난의 밤 분위기에 취해서 그 사랑에 취해서 잊을 수 없는 정든 밤이여 부서지는 파도 소리에 둘이서 새긴 그 사랑 젊음이 불타는 하이난의 밤 아~ 아~ 깊어가는 하이난의 밤 깊어가는 하이난의 밤 권성희 2007 Typhoon Remix-바람그리기 reremix ☆~ 詩와 音樂 ~☆ :: 플레이바에서 음원 .. 2023. 7. 23.
알 수 없어요. 지루한 장마 중에 오랜만의 개인 날. 많은 비에 어르신들 흉한 꼴은 안 당하셨는지, 선영을 찾아뵙고 왔습니다. 딱, 예상한 곳에 예상한 만큼의 물골만 났으니, 폭우에 노심초사하던 걱정은 내려놨습니다. 비가 더 온다니, 물골 난 곳 윗대 조상님부터 차례로 손보며 부모님께 내려왔습니다. 지난봄. 두어 차례 오가며 보식했던 법면과 고라니가 지랄해 놓았던 봉분. 산중턱에서부터 양동이로 퍼다 날라 보식한 잔디 위에 복토해 놓았던 것, 애쓴 보람도 없이 다 쓸려 내려갔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보식한 떼는 모두 붙어 있어 그중 다행입니다. 맘으로는 다시 복토하고 오려고 가져갔던 양동이. 뒤질 것 같아서 포기했습니다. 날은 어찌 그리도 덥고, 잡부 나서는 긴 옷 챙겨 입고 장화까지 신고 갔는데도 뭐가 그리.. 2023. 7. 20.
고맙습니다. 잘 살아 있습니다. 비가 참 질기게도 오셨습니다. 해마다 겪는 장마지만, 며칠을 멈춤 없이 내리는 비는 처음 경험해 봅니다. 지척에서 지하차도 침수로 많은 인명피해가 났습니다. 늘 오가는 길이니 어쩌면 남의 일이 아닐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사람 살고 죽는 것이 참 찰나의 일이구나 새삼 생각했습니다. 주검을 수습할 아량이라도 베푸는 듯 잠깐 비가 멈춘 낮. 맨몸을 면하려고 걸치고 사는 망사조끼 터진 곳을 꿰매고, 때가 꼬잘 거리는 칠 부 냉장고바지와 함께 빨아 널었습니다. 그러고는 우산을 챙겨, 어제 도중 비가 너무 많이 와 포기하고 돌아섰던 물 구경을 나섰습니다. 시내와 천변 산책로를 연결하는 우회도로 위 육교. 로프를 들추고 올라섰습니다. 지금은 우회도로가 되어 있는 다리 아래 예전 제방 길. 장마가 멈추고 나면 시.. 2023. 7. 17.
오늘도 승리하소서 202307070630小暑 2023. 7. 7.
처럼은? 그건 니 생각이고! 어제 다섯 시 반. 눈곱 매달고 쓰레빠 끌고 시내 한 바퀴 돌고 편의점에 들러 담배 사서 역 광장 흡연 부스 밖 돌의자에 앉아 담배 먹고 돌아오며, '나 어릴 때, 손 없는 누군가에게 갓난애 뺏긴 노숙녀가 여기서 이렇게 헤매고 다녔는데... 누구를 만나기로 했거나 무엇을 잃어버린 것처럼 이른 시간 뜬금없이 집을 나서 서성이는 꼴이 꼭 넋 빠진 놈처럼...' 오늘 여섯 시 반. 몇 해 전, 옥상 방수공사 할 때 접착제와 도료가 튀어 마치 때 절은 것처럼 보이는 칠 부 냉장고 바지와 건빵 주머니 하나가 뜯어져 삼복 때 강아지 혀처럼 헤벌쭉 늘어진, 맨몸에 걸친 아버님 입으셨던 망사 조끼. 영락없는 노숙인처럼 또 그렇게 앉아 담배 먹고, 떨어진 식모커피와 핸드폰을 양손에 나눠 들고 집으로 돌아오며, '처럼은... 2023. 7. 4.
설거지통 앞의 토룡과 당랑 만고불변의 법칙,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이다." 밥과 술과 차 얻어먹고 기념품 보따리 들고 돌아오는 우산 속 사내의 젖은 바짓단을 보며 생각한다. "어정쩡 앉아 엉검불 같은 몇 마디 뱉고 하루 반나절치 잡부 일당을 받았으니, '머리가 나쁘니 손발이 고생하는 것'을 자처한, 그러하여 당연한 그런 사람이 된 당신의 어제가 이래도 옳았느뇨?" 일머리를 알고 잘하는 사람이 "과방"을 보기 마련인데, 그러하면서도 언제부터인가 설거지통을 차고앉아 있기를 자처했던 "비겁함 혹은 이기심"을 말이다. 그러면서, 곰돌이 눈깔 단 한 달쯤, "관리직 전환"을 제안 받고 그날로 사표를 던졌던 한때 공순이 큰 애를 생각했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열성 유전자 우성의 법칙" 그러면서 생각한다. "아해야, 진흙 구덩이의 토룡.. 2023. 6. 30.
열무김치. 장마가 올라오고 있다는 소식. 옥상 올라가 비설거지하고 내려와 털갈이로 집안 천지에 날리는 삼월이 털 쓸면서 문득, "누님 허망하게 떠나신 지 올해 만 10년이네... 내가 얼추 그때의 나이에 닿았고..." (그제 어금니 하나를 사망 통보받고 발치 날을 잡아 놓았겠다.) 바람 앞에 촛불 같은 사람 목숨, 오고 가는 게 참 별거 아닌데... 6월이 다 가도록 열무김치 한 번 맛보지 못한 독거노인이 측은하다는... 시간은 밥때가 훨씬 지났어도, 생각난 김에 비 오시기 전에 장에 다녀와야겠다. 집을 나서니 멀리 사거리 노변에 천막이 보이는 것이 마침 장날이다. "열무를 귀경을 못 혀유!" 지난 어느 장엔가 한 단 3,000원 하는 것을 보았는데, 파장의 삐들 거리는 열무를 5,000원에 비닐봉지에 담아 넣으며.. 2023. 6. 25.
바램. 영등포역 노숙자 냄새 팍팍 나는 삼월이 우리에 고개들이 밀고, 밤새 사라진 쓰레빠 한쪽을 찾아 신고 오래된 집 마당을 휘이 한 바퀴 돌고 들어 와 첫 커피와 담배를 물고 시작하는 하루. 오전 잡부 마치는 대로 그제 예약한 치과 들려 상황파악하고, 저녁엔 C시 모임에 다녀와야 하고, 중간에 텀이 있으면 혈압약 타러 다녀와야 하고... 아쉬움 남기지 않는 하루가 되길. 202306230600금 늦은 봄에 전기매트 걷고 모기장 펴 놓고 출입 없던 안방. 뜬금 없이 떠오른, 이이의 자경문 4조 10조에서와 명심보감에서 이른 "혼자 있을 때 삼가라". 그 생각이 닿은 '그러니 자리는 가려 자야지'라는 생각에 기어들어 간 사흘째. 오늘에서야 불편함 없이 숙면. 술기운도 있었으려니... 2023. 6. 23.
서러운 신록. 콩물 남은 것. 쉬어버리기 전에 먹어 치우려고 귀찮음을 감수하고 불 앞에 섰다. 충전기를 꽂아 놓은 폰에서 랜덤으로 흘러나오는 통곡. . . . 202306201322화 김인배 트럼팻, 방 미 - 내 사랑, 목숨, 운명 mix 국수물이 끓어 넘치거나 말거나, 오래된 집 화단의 신록을 바라보며 한참을 서 있었다. "서럽다" 내가 잡은 신록의 지금이, "왜 이다지도 잔인하게 서러운가..." ★~詩와 音樂~★ [시집 『검은 해』] 이별을 고다 / 성봉수 이별을 고다 / 성봉수 토종닭 한 마리를 압력솥에 구겨 넣고 불 꺼진 부엌 냉장고에 기대앉아 비탈리의 샤콘느를 듣는 우(憂)요일 활은 칼이 되어 내 심장을 자근자근 찢어대는데 부실한 내 사랑 sbs150127.tistory.com 2023. 6. 20.
공공의 잡부. "시를 쓰셔야지 왜 일을 다니셔요..." 오래전 카트리지 전자담배가 나오던 초창기 전국적으로 품귀 현상이 불었을 때, 그때 '입고되면 알려주십사' 편의점 여사님께 문자 남겼는데. 내 폰 문자 발송에, "시인 성봉수 아룀"이라고 사전 설정되어 있던 것을 깜빡하고 그냥 보냈었는데, 그 이후 잡부 마치고 귀가하며 누더기에 장화를 터벅터벅 끌며 담배 사러 들릴 때마다 건네주시는 덕담. 오늘. 오전 짧은 잡부 마치고 변함없이 담배 사러 들렸는데, "유튜브에도 시 올리시죠?" '아... 녜, 어찌 아셨어요?' "제가 유튜브 들어갔다가 우연히 보니까 시인님이시데요. 늘 보고 있고 좋아요도 눌러요." '어이쿠 고맙습니다!' 내가 이래서 근래의 사진은 가급적 올리지 않는데, 이거 어디 가서 허튼소리했다가는 손가락질받기 .. 2023. 6. 19.
이 사람 저 사람. 그리고 옛 사람... 브라운관에서 보고 모처럼 안부를 묻고. 여전히 파이팅 넘치니 보기 좋고... 몇 해전, 남들은 일부러 찾아가는데 문학관을 목전에 두고 일정상 들리지 못해 서운했는데, 집 떠나니 주점 벽면에 붙은 빛바랜 광고에도 반가운 마음. 어제 박은 사진 공유받아 정리하다 잊기 전에 오늘 안부를 여쭙고, 시간을 역산하니 작가 나이 30대. 나는 술만 퍼마셨지 이 나이 되도록 뭘 했는지 자조의 질문을 읊조리고... 202306182544일 김인배- 사랑해봤으면 봉수 할배, 지난 시간 자조 말고 청탁 온 거나 얼른 써서 보내셔! 잡부 나가려면 배고파지기 전에 일단 눕자. 매실장아찌+3Kg, 식초. 2023. 6. 19.
시원하고 맛있는 맥주 모처럼의 잡부. 그렇지 않아도 어깨 통증이 다시 시작되었는데, 삼 층을 이틀 오르락거렸더니 삭신이 쑤신다. 하필이면 장아찌용 매실 주문한 날 잡부가 잡혀, 도착한 매실이 과숙될까 하루 김치냉장고에 넣어두었더니 조졌다. '온도를 낮춰 둘까?' 잠시 머뭇거리기는 했었는데, 비닐봉지에 박스채로 담아 넣어 두었는데도 반은 얼었다. 얼었다 녹으니, 과육이 코처럼 뭉그러지니 정말 조졌다. 안일했다. 그래도 어쩌나 버리기도 그렇고... 매실청도 담그는 마당에, 매실고추장 담그는 셈 칠 밖엔. 장아찌에 넣을 소주 사러 문밖을 나서니 본격적인 여름 볕이 대단하다. 나도 모르게 캔맥주에 손이 갔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제재 이후 자의 타의로 찾지 않고 사라졌던 아사히 맥주. 집에서의 대낮 혼술치고는 충분히 가볍고 적.. 2023. 6. 17.
떠나가는 것들. 어느 SNS 보관함에 백업했던 사진을 찾았다. 폰 용량 때문에 사진을 자동 백업시키고 바로바로 지웠는데, 여러 포탈마다 무료 용량도 다 쓴 후 더 이상 백업할 곳이 없어, 그 당시는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던 다른 SNS에 계정을 만들고 필요한 이미지들만 하나하나 올려 두었는데... 그런 SNS 계정이 있었다는 것도 까맣게 잊고 지냈다. 함께 있던 이미지도 폰에 내려받아 살펴보니, 어머님 떠나시고 『검은 해』 출간할 무렵에 끄적거린 듯싶은데 도통 기억의 조각이 맞춰지지 않는다. 누구랑 점심 약속이었는지, 책 주문했다는 전주에 계신 분이 누구인지도 모르겠고, 대평벌(아마도 신도시이지 싶은데...)에 행사가 있었나 본데, 무슨 행사였는지 왜 참석하지 않(못)았는지도 기억이 없다. 그러고 이틀인가 지나고 나니.. 2023. 6. 15.
☆~詩가 된 音樂~☆ 떠날거야 / 쎄쎄쎄(임은숙 사망 5주년을 추모하며) 떠날거야 널 만났던 시간들을 끝내기 위해 웃으며 안녕하며 보내야겠지… 더 이상 네 마음속에 내가 들어갈 빈자리가 없다는걸 다시 한번 알게 됐어 이제 내가 편안히 웃을 수 있게 너에 대한 기억들을 지워버릴게 날 위해 모두 하얗게 내 마음속에 더 이상의 그리움이 없을 때까지 *떠날 거야 너의 곁에서 난 너에게 아무런 의미가 될 수 없는 걸 알아 변할 거야 나도 너처럼 그 시선을 이제는 느낄 수 없어 예전처럼 함께 듣던 그 음악을 혼자 들을 땐 이제 정말 내가 혼자라는걸 느껴 나에게 네가 선물한 바랜 옷들이 내 방구석에서 널 대신해 내게 남아있어 다른 누가 너의 곁에 있을 것 같아 예전에 내가 있던 그 자리에서 또다시 나를 대신해 사랑한다면 그 상상을 감당해 낼 자신이 없어 *떠날 거야 너의 곁에서 난 너에게.. 2023. 6. 9.
까닭. 한여름 장맛비처럼 비가 쏟아진다. 어쩌면 단 한 차례의 멈춤도 없이 밤내 이리 쏟아져 내리는가?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당신이 기별 없이 떠나 걸었던 그 거리와 내가 기별 없이 떠나 잡았던 술잔이 무엇이 다른 것이었을까?" 202305290413월 Billy_Ocean-Suddenly 2023. 5. 30.
그냥저냥... 사람 노릇들 하느라 애썼고. 우연한 만남이었고 의도하지 않은 컷이었지만 이왕 박는 것, 불편한 티를 저리 내야 했는지 원... 아드님께 부탁한 지저분한 뒷머리칼 면도. 먼 남도에서 돌아온 후 찍힌 사진을 보고야... 햐, 아무리 손재주가 없기로 저리 해 놨을까? 건너채에서 돌아오며 시름 없이 삼월이 언니 까까 하나 훔쳐 입에 넣다가 똑 떨어졌는데 행방이 오리무중이다. 저녁 먹고 담배 먹으며 다리를 뻗으니 여기 달라붙어 있었네. 눈뜬장님이 별건가? 어디서 생경한 탄내가 솔솔 난다. 몇 번이나 재떨이를 열었다 닫으며 확인해도 별다른 것이 없고 방바닥으로 어디로 살펴도 찾을 길이 없는데 갑자기 배가 따끔하다. 염병, 담배 불똥이 난닝구까지 태우도록 몰랐으니... 아카시아는 후드득 피었다가 지고, 해당화도 피었.. 2023. 5. 30.
모처럼. 저녁 무렵 갑자기 찾아온 두통. -결국, 뒤적거려 먹다 남은 타이레놀 한 알 찾아 먹음. 10시 반. -10분 남짓 한여름 장맛비처럼 우당탕 쏟아진 비. 메일만 열어보다 모처럼 들어 온 방. -기분이 손님 같네. 원고 보낼 곳은 다 보냈고, -책상, 책장 정리 해야하고... 잘 시간에 뭔 커피인지... -그러고 보니 오늘 첫 커피네??? -그래서 머리가 아픈가? 하이고... 부질없다. 잡부 나가려면 자자. 202305222829월 RELAXING-피아노2023 수조 청소. 미국제비꽃 마당 이식. 설거지. 2023. 5. 23.
소사리 부근에서. 이쁜 외증조할아버지와 똑 닮았던 이쁜 외 왕고모 할머님. -어느 방학, 가마솥에 고아주던 조청과 호박엿. 뜰 지나 이 길 건너 어디쯤, 총각 불장난으로 맺은 문재 아저씨 처가 구멍가게. 지금은 큰길에서 동네로 들어가는 길이 어디쯤인지 가늠할 수 없는 외 왕고모님 댁. 이 동네 어귀 어디서 흙먼지 날리는 길을 한참을 더 걸어 찾았던 왕고모님 댁. -흙먼지 길을 한참 달린 버스에서 내려서도 한참을 아버지 손에 매달려 딱 한 번 찾았던 무언지 모르는 잔칫날. 지금은 몇째였었는지 여기 어디 무렵인지도 기억할 수 없는, 대소사에 집안 어른 역할을 도맡아 주시던 아버지 고모부님. 지금은 모두가 희미해진 기억의 길을 지나며... 잡부 나간 주인댁 아주머님, 폰으로 카바레 전자음악 올갠 메들리를 틀어놨다. 신세대 트로.. 2023. 5. 17.
청탁서 유감. 삼월이 언니께서 퇴근길에, 우편함에서 꺼내 가져다 놓은 우편 물. 오늘 시름없이 열어보니 청탁서다. 올 두번째로 받은 우편 청탁서. 살펴보니 주축의 문예지인데, 우편으로 보내오는 청탁이 사라진 시절이니 반갑다. 청탁서 말미에 붙은, "고료는 책으로 보답드림을 양해바랍니다." 내가 "글을 수록하는 대신 일정의 책을 사야 하는"의 웃기는 형편은 아니라도, 열악한 문예지의 현실은 더 잘 알고 있으니, 딱히 기대는 안 했고... 라는 생각과 를 "정작 그 문예지의 구성원들은 돈을 주고 사겠지?"라는 씁쓸한 생각. 어쨌건, 우푯값 종잇값의 정성으로라도 신작 시 한 편이라도 어찌 꾸려봐야겠다. 메일로 보내온 4월 말일이 마감인 청탁. 마감일을 표시한 포스트잇을 붙여 놓았어도 기한을 넘겼다. 넘겼으니 없던 일로 떼 .. 2023. 5. 9.
알 수 없어요. 연휴. 오래 계획했던 행사나 약속 혹은 모처럼의 여유로운 여행을 고대했던 이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반가운 비 예보. 선영의 보식한 떼 외엔 기다리거나 반가울 특별한 이유 없던 비 소식. 그런데도 반갑고 기다려지던 비 소식. 딱히 손에 잡히는 무엇은 없었어도, 서재 창밖 차양에 운율 없이 자유낙하 하는 소리와 오래된 마당의 잡소리를 정적으로 집어삼키는 그 소리와 그 소리를 아우르는 바람종 소리와 한편에서 무념으로 발가벗고 그 모든 것을 바라보는 나와 그 모든 것이 담긴 시간의 액자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고 있을 나를 상상하는 알 수 없는 설렘. 단편으로 정의하자면 뭔지 모를 조급함에 허둥대던 일상을 멈추는 "여유에 대한 갈증"이었지 싶은데... 잡부에서 돌아와, 이식 보름 지나 본잎 나온 호박과 여주와 .. 2023. 5. 6.
★~詩와 音樂~★ 영일만의 비 / 성봉수 영일만의 비 / 성봉수 그때 사람으로 서성이던 지독히도 쓸쓸한 땅끝 낯선 비가 뿌리는 오늘 그대 간다니 더는 바람도 눈물도 되지 못할 젊은 날의 달콤한 방황의 꽃, 쉼 없이 밀려들던 뜨거운 노도, 완경(完經)의 포화(泡花)로 우수수 져 사람은 이제 곰이 되었다고 별일 없이 떠나가는데 바람결에 문득 고개 돌리고 마주하던 사람은 떠나갔고 끝내 잊히리오만 내 청춘의 유일, 애틋한 그리움이 무너져 흩뿌리는 가혹한 이별의 난발(爛發)이여 20220615목영일만에서쓰고 20220830화깁고옮김. ■ 『세종시향 2022』■에서 ■月刊『충청문화예술』 2022, 11월 호■ 에서 -이광조 '가까히 하기엔 너무 먼 당신'mix 영일만 파도- 검은 해 가난한 시인의 가슴속에 곱게 피어난, 그 찬란하고도 서러운 꽃의 기억들... 2023. 4. 16.
★~詩와 音樂~★ [시집 『검은 해』] 그 많던 나방은 어디로 갔나 / 성봉수 그 많던 나방은 어디로 갔나 / 성봉수 아버지가 올라선 의자를 잡고 백열등이 '번쩍' 빛을 찾은 밤 삐걱이는 마루 위로 쏟아지던 익룡(翼龍)의 검은 그림자 문전박대의 문둥이 해코지 같던 퍼덕이는 두려움의 은빛 섬광들 지금은 어디서 어둠을 가르나 빛의 바다에 떠 있는 오늘, 보이지 않는 등대 아, 찬란한 망각은 무덤덤도 하여라 201707012411쓰고 201707142920금깁고옮김 ■ 시집『검은 해』에서■ 검은 해 가난한 시인의 가슴속에 곱게 피어난, 그 찬란하고도 서러운 꽃의 기억들. 시인이 걸어온 길, 희망과 절망, 사랑과 이별 그리고 삶과 죽음, 그 모든 시간의 흔적들을 좀 더 깊게 좀 더 멀리 사색하며 쓴 시들을 담았다. 일상에서 느끼는 담담한 소회에서부터 존재의 근원을 고민하는 깊은 사색의 시.. 2023. 4. 7.
의문. 설거지하며 서재 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다 문득, '내가 알고 있는 것 믿고 있는 것, 얼마큼이 사실이고 얼마만큼 믿을 수 있는 걸까?' '내 기억 속의 첫사랑이 진짜 첫사랑일까?' '아니면, 어느 얼굴 어떤 시간이 진짜 첫사랑이었을까?' '내가 잡고 있던, 있는, 그 얼굴과 시간이 정말 사랑일까?' 사흘 먹은 설거지가 냄비 하나 공기 하나 수저 한 벌. 단출해서 좋긴 하다. 202304031920월 백지영-사랑안해2023 2023.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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